
손영권 미국 파노라마캐피털 대표파트너는 7일 “삼성전자가 3년 후에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1984년부터 5년간 인텔 한국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3년 10월부터 1년 여 동안은 미국 애질런트테크놀로지 반도체부문 총괄사장을 맡았었다.
손 대표는 이날 파노라마캐피털 설립 후 처음으로 방한해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텔은 CPU 이외에 광섬유 등 여러 부문에 투자를 했으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 반해 삼성은 D램·플래시메모리 등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특히 “삼성이 일반 소비자시장을 적절하게 공략하고 있으며, 삼성의 반도체로 디지털콘텐츠가 움직인다”며 극찬했다.
손 대표는 또한 한국 투자계획과 관련 “한국에는 이스라엘 등에 비해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많지 않다”며 대대적인 투자를 펼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은 아시아 1·2위 시장으로 중국·인도를 당연히 꼽으면서도 3위로 한국을 들지는 않는다”며 미국에서 한국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배경으로 “한국 벤처기업은 비즈니스모델이 정형화돼 있으며 특히 세계가 아니라 삼성·LG전자 등 대기업을 타깃으로 개발한다”고 지적하며 “한국 벤처산업이 빨리 국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한국에도 틈새시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디스플레이·모바일·인터넷·게임 등에 관심을 갖고 투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한국을 찾은 손 대표는 9일까지 국내 여러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업체를 방문할 계획이다. 파노라마캐피탈은 JP모건에서 독립 이전에 결성한 8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현재 운영중이며, 연내 5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