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주가 1000P시대와 IT코리아

지난달 15일 종합주가지수(KOSPI)가 1000선을 재돌파했다. 지난 2월 28일 1000을 넘어섰다가 다시 떨어진 적이 있어 이번에도 불안감이 없진 않았으나 이달 들어 1050선 이후도 넘보면서 이제는 1000시대가 활짝 열린 느낌이다.

 그러나 예전 같으면 1000선을 넘어서면 아줌마와 넥타이 부대로 객장이 넘쳐나련만 이번에는 개인투자자들이 흥분하거나 들뜬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다. 과거 몇 번 경험했던 1000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유가 폭등이나 북한의 핵 문제, 미국 증시 조정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주식은 분명 부동산보다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이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최근 5년 동안 엄청난 주가상승을 보여준 종목도 있지만 ‘주식에 투자를 하면 손해를 본다’는 학습 효과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이 부동산보다 투자 매력이 덜한지는 곰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IT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이 많이 생겨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5년 전과 지금은 너무도 다르다.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업 소니를 모든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인텔이나 GE보다도 더 많은 순익을 내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를 이전의 시각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 또 세계가 한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자주 한국을 방문해 영감을 얻어갈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우리 IT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맞이하는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는 더욱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주가지수가 마의 전고점인 1100선을 돌파해 1500 혹은 2000선까지 상승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것을 예측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번 1000시대는 분명 과거와는 다르고 그 본질을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새로운 성장동력인 IT가 그동안 10년이 넘도록 500∼1000 박스권에서 움직여온 우리나라 주가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지, 더 나아가 미국처럼 10년 대세상승을 몰고 올지 그것이 관심이다. 한류열풍에 우리 스스로 놀랐듯이 그리고 5∼6년 전만 해도 5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대로 올라섰듯이 5년 후 우리는 다시 200만∼300만원대에서 움직이는 삼성전자 주가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50년 전에 매입한 코카콜라 주식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터넷 IT 주가가 폭등할 때에도 전혀 그쪽에는 주식매입을 하지 않았다. 한때 월가에서는 그것이 버핏의 한계라고 꼬집기도 했지만 인터넷 버블이 무너지는 순간 역시 그가 옳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인터넷과 IT의 버블이 걷혔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무섭게 오르는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2차 버블 붕괴가 될 것인지 아니면 경쟁력 있는 IT기업들이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을 제치고 주류로 자리잡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클릭 한 번만 하면 백과사전 수백 배 분량의 데이터 가운데 원하는 정보를 단 몇 초 만에 찾아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보산업의 발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일어났을 변화와 발전이 지금은 1년 아니 한 달 사이에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다. 가슴 설레면서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나라가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IT분야의 강국이라는 것이다. 꿈에도 듣지 못하던 강국 소리를 IT분야에서 듣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주가는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새로운 미래의 성장동력인 인터넷과 IT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과 어깨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강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지금 우리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우리 스스로 너무 박하게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우리가 IT강국을 일궜듯이 주식 시장의 대세 상승 열쇠 또한 우리가 쥐고 있다.

◆백성경 슈어넷 사장 showtime@sure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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