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불량으로 인한 수출품 손해 놓고 법적분쟁 위기

세트 업체가 부품 불량으로 인해 발생한 수출품의 손해를 부품 업체에 요구했지만 서로 입장이 확연히 달라 법정 분쟁으로 번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분쟁은 부품 가격보다 인건비 등 부품 교체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이 더 큰 상황이어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에 소재한 유리시스템(대표 이보선)은 작년에 일본의 모 대형 유통 업체를 통해 슬롯머신 업소용 지폐교환기 1만9900대를 수출했다. 올해도 5만대 물량을 보장받았지만 핵심부품인 전기이중층콘덴서(EDLC) 하자로 인한 제품 불량이 발생, 추가 수출은 고사하고 이전 공급 제품까지 리콜당할 위기에 처했다.

 유리시스템은 EDLC 공급 업체인 SY하이테크(대표 김경호)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리시스템은 부품 가격 이외에 부품 교체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요구한 반면 SY하이테크는 이에 대한 보상의 의무가 없다는 방침이다.

 8일 이보선 유리시스템 사장은 “일본에서 반품된 162대 지폐교환기 중 18대에 들어간 EDLC가 불량이라는 사실을 SY하이테크도 인정했다”며 “10%가 넘는 불량률은 부품에서 있을 수도 없는 일로 EDLC 공급 업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또 “노트북 배터리처럼 누구나 갈아낄 수 있는 부품과 달리 지폐교환기에 들어가는 EDLC는 전문가라도 하루에 30대 정도밖에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Y하이테크 측은 부품 실비로 4000만원 정도를 줄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SY하이테크 관계자는 “법적 검토를 해본 결과 부품 가격 이외에 다른 보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당시 문제가 된 EDLC 불량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유리시스템은 이 문제를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냈으며 SY하이테크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상사중재원 전덕수 씨는 “이번 분쟁은 불량 부품의 교체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민감한 문제로 보상 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너무 달라 중재가 쉽지 않다”며 “그래도 법정 소송 이전에 중재로 처리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모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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