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LG마이크론 구미 공장 섀도마스크 개발실

 한국 디지털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지 경북 구미.

 구미역에서 기차를 내려 잡아탄 차는 어느덧 ‘수출의 탑’을 지나고 있다. 지난 30여년 간 한국 전자산업의 세계 진출을 이끌어 온 구미의 위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리고 2005년 지금도 구미는 한국 전자산업의 중심지다. 특히 LCD·PDP는 물론이고 주요 부품 소재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요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디스플레이·반도체·전자 업체들의 공장이 연이어 있는 구미 공업단지 한 곳에 LG마이크론이 자리잡고 있다.

 LG마이크론(대표 조영환 http://www.lgmicron.co.kr)은 1983년 설립 이후 브라운관의 핵심 부품인 섀도마스크를 국산화해 이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한 축을 쌓았다. 최근에는 LCD용 대형 포토마스크, PDP 후면판, 디스플레이 구동IC용 테이프 기판 등을 생산하며 대형 디스플레이용 종합 부품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변신과 확장의 발판은 LG마이크론의 핵심 기술인 포토 에칭기술이다. 노광과 식각 공정을 거쳐 정밀한 회로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브라운관의 전자총에서 나오는 3원색의 빛을 스크린하는 섀도마스크, 반도체 칩을 실장하는 리드프레임, LCD 패턴을 형성하는 포토마스크와 PDP 격벽 회로가 새겨진 PDP 후면판 등이 모두 에칭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LG전자에서 PCB 사업부를 담당하다 LG마이크론으로 온 조영환 사장은 “에칭으로 회로를 그리는 PCB 사업을 하다 옮겨서인지 취임 초기부터 낯설지 않았다”며 “LG마이크론은 말 그대로 ‘에칭 컴퍼니(Etching Company)’”라고 말했다.

 구미시 구포동 LG마이크론 본사 및 2공장에 자리잡은 ‘섀도마스크(SM) 개발실’ 일명 ‘P동’은 이 회사 생산 제품의 핵심인 에칭 회로가 설계된 원판 생산을 담당하는 부서다. 1000여평의 2층 건물이 모두 에칭 회로를 설계하는 장비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서는 섀도마스크를 비롯, PDP 후면판과 리드프레임 등 LG마이크론 주요 생산품의 패턴을 설계해 플롯팅을 거쳐 마스터 패턴을 제작한다.

 1층에서 제작된 마스터 패턴은 2층으로 옮겨지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되는 일종의 복사본인 워킹 패턴이 만들어진다. SM개발실은 이렇게 생산된 워킹 패턴을 평가 및 인증해 생산 현장에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섀도마스크 설계에서 시작했지만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리드프레임과 PDP 후면판 설계까지 함께 담당한다. 0.2㎜ 크기의 구멍이 수십만개 뚫려 있는 섀도마스크와 256개의 핀이 나와 있는 리드프레임, PDP 회로가 형성된 후면판의 설계도가 모두 여기서 탄생한다. SM개발팀 예병진 팀장은 “이곳에서 LG마이크론 제품들의 핵심 요소인 패턴 설계와 평가·인증이 이루어진다”며 “최적의 제품을 위한 정밀 설계 기술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자부했다.

 여기서 설계된 워킹 패턴을 갖고 실제 생산 라인에서 노광-현상-에칭 공정을 거쳐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

 정밀 레이저 장비들이 가득 찬 SM개발실을 나오자 제2공장 한가운데 새로 마련된 배구장에서 배구 시합을 하는 직원들의 활기찬 함성이 귀를 때렸다.

 길 건너편에는 새로 매입한 부지에 한창 올라가고 있는 제3공장이 보였다. 여기에서는 LCD용 대형 포토마스크 신규 라인과 디스플레이 구동IC용 테이프 기판 신규 라인이 들어설 계획이다.

 ‘P동’과 함성과 제3공장이 함께 있는 모습이 마치 20년 이상 꾸준히 쌓아온 ‘에칭’이라는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새롭게 뻗어가는 젊은 기업 LG마이크론을 상징하는 듯했다.

 구미=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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