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벤처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벤처 자금난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벤처 활성화의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올해 결성될 벤처펀드 자금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3∼4배 많은 4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기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던 유망 벤처기업들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성장잠재력이 있고 기술력이 우수해도 자금이 없으면 그 기업은 살아 남을 수 없다. 정부에서 이미 2300억∼2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확보한 데 이어 추가로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중이어서 이런 상태라면 올해 벤처펀드용 자금규모는 지난해 1340억원의 3∼4배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중기청은 올 벤처펀드 자금으로 지난해 수준인 1000억원을 확정했으며 구조조정 조합 출자금과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중산기금) 잉여금을 통해 최소 200억원 이상의 추가 펀드조성을 준비중이다. 지난 2003년 1750억원을 투자하며 벤처캐피털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했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에는 벤처펀드 투자에 나서지 않았지만 올해 1000억∼1500억원을 집행하기로 확정했다. 국방부 산하 군인공제회도 사모투자펀드(PEF)를 위해 결성한 1000억원 가운데 약 300억원을 벤처펀드에 투자한다. 과기부는 10억원 규모의 과기국채 확정시,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이 같은 벤처펀드 자금 확대가 ‘제2의 벤처 활성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잘 아는 것처럼 그동안 정부는 벤처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왔고 벤처인들도 자구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벤처가 지난날 IMF위기 극복에 큰 몫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벤처인의 부도덕한 행태로 건실한 벤처인까지 함께 투기세력으로 매도된 적이 있었다. 그 여파로 벤처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 한동안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올 들어 벤처펀드 자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2의 벤처 붐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벤처업계는 이제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벤처 활성화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의지를 악용해 과거처럼 무분별한 사업확대에 나서기보다는 벤처가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부 벤처기업의 경우 코스닥에서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자 주식시장이 다소 가열 기미를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자칫하면 벤처활성화 불씨를 꺼지게 할 수 있다.
벤처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핵심이며 청년 취업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벤처육성 의지는 확고하다. 다만 정부 역할을 기술력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 주는 일로 한정해야 한다.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벤처캐피털이 해야 할 일이다. 지난날 일부 벤처캐피털의 비리로 인해 전체 벤처캐피털까지 오명을 쓰는 사례가 종종 있었으나 앞으로는 투명성을 높여 신뢰감을 회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벤처기업이 성공할 확률은 5% 내외라고 한다. 벤처기업은 항상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벤처펀드는 코스닥시장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벤처가 활기를 띠면 벤처펀드는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의 벤처활성화 불씨를 살려나가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벤처인들 하기에 달려 있다. 벤처기업들이 벤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실천을 통해 벤처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나갈 때 건전한 투자가의 참여는 늘어날 것이고 벤처활성화의 불씨는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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