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수출액이 2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간 수출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일 뿐만 아니라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12번째로 달성한 기록이다.
2003년에 비하면 무려 30%가 넘는 신장세다. ‘3저 호황기’였던 지난 87년 36.2% 증가 이래 최고치다. 원화 강세와 고유가 속에서도 휴대폰을 비롯한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자그마치 40.6%나 늘어난 데다 반도체 수출이 36.7% 증가하는 등 정보기술(IT) 제품 대부분이 30%대 증가세를 나타낸 게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내수 불황 속에 활력을 잃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출이 유일한 버팀목이자 견인차였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수출이 늘어난 만큼 세계 시장 곳곳에서 우리 상품의 수입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것은 당연하다. 우리의 수출 신장률이 가장 높은 중국에서 우리나라 상품의 점유율은 11.09%였고, 나머지 브릭스(BRICs) 국가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3%대에 육박한다고 KOTRA는 발표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도 수출 신장률만큼 우리 상품의 점유율이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성과는 IT업계를 비롯한 수출업계가 시장 변화에 대응한 발빠른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올해도 이런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수 불황이 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작년 수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여 통계적 요인에 따라 크게 하락하기도 하겠지만 한국은행과 민간경제연구소가 올 수출 증가율을 7∼9%대 안팎으로 점치고 있다. 세계 경기의 성장세 둔화, IT제품 가격 약세, 달러화 가치 하락 등 수출 성장의 걸림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성장세 둔화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반도체·휴대폰 등 IT제품의 세계 경기 둔화는 우리 수출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수출금액 증가에 기여했던 수출단가도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LCD 등 IT제품을 중심으로 3%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분석과 원화 강세 추세까지 감안하면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더욱이 원화절상의 압력 기조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개월여간 환율 급락으로 수출 기업 대부분이 한계 상황에 직면한 상태여서 원화가 추가 절상될 경우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지역블록화의 급속한 진행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세계 교역의 51%가 무역협정국가 간에 이루어질 전망이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칠레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것이 고작이다. 미국·중국·EU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규제 강화 가능성도 위협 요인이다.
물론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제품에 대한 인지도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데다 외생 변수에 흔들리지 않은 내성도 어느 정도 쌓았다. 이 때문에 올해도 두자릿수 신장을 점치는 기관도 있다. 그만큼 올해도 작년과 같은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 원자재가 상승 등의 악재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방책을 세워야 한다.
원화 강세 시대에 맞게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급하다. 기업은 기술 개발을 통한 품질 향상과 함께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수출 시장 확대도 필요하다. 정부는 수출과 내수 간 연결고리를 복원할 수 있도록 산업 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수출 호황이 국내 투자로 연결되고 경기도 살아나는 등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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