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컴퓨터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만이 살길이고 그 선봉이 IT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발표한 ‘컴퓨터산업 수출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변기기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액은 148억 달러로 작년보다 1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IT산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과다.
성장 견인차는 TFT LCD 모니터,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ODD(광디스크드라이브) 등 주변기기 및 부품으로 전년대비 16.9% 성장한 13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PC 본체 수출(17억 달러)도 지난해보다 1.7%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노트북 PC 수출(14억5000만달러)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37.1%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진국들의 보급 포화와 후진국들의 정보화 인프라 확산 지연 등으로 인해 작년 대비 6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스크톱PC 수출(2억4000만 달러)의 약 6배에 이르는 규모다. 노트북PC가 데스크톱 PC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소비자의 구매패턴 변화와 업계의 해외시장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맞물리면 우리의 수출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수출국은 우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다.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 모두 미국이 수출액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도 노트북 PC와 데스크톱PC가 지난해보다 각각 220.5%, 103.0% 성장하는 등 폭발적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고 한다.
우리에게 기대감을 주는 것은 기존 PC를 대체하게 될 포스트PC 시장이다.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과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포스트PC 선점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침체에 빠져있던 북유럽 국가의 경기 회복도 호재다. 북유럽시장에 지난해 약 1억달러어치 수출한 LG전자가 올해 60% 성장한 약 1억6000만달러를, 삼성전자가 지난해 수출 3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기대되는 등 우리의 IT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 대체수요다. 일반적인 컴퓨터 라이프사이클을 감안하면 지난 99년 출시된 제품의 대체수요가 일어나는 시기가 올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감안해도 내년부터는 대체수요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변수는 있다. 최근의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컴퓨터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 유가도 복병이다.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생산원가 및 수출단가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PC 제조자설계생산(ODM) 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중국을 뿌리치고 대만 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생산단가를 낮춰야 함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수출다변화 전략을 통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만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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