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한국와 일본의 차이

◆리처드 웨슨, 인터우븐 아태지역 기술담당 이사richard.wessen@interwoven.com>

 지난 몇년 동안 e비즈니스 정신이 기업 운영의 새로운 규범으로 떠오르면서 산업별로 많은 투자와 진전이 있었다. 인터넷 사용이 계속 증가해 소기업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의 기업들이 고객과 잠재고객에게 방대한 제품, 서비스, 컨셉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비즈니스 문제들을 해결하는 접근방식이 다양한 것이 흥미롭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정보기술(IT)시장은 주목할 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의 IT산업은 매우 발전되어 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발빠르게 개발계획과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최종 소비자에게 융통성있게 접근,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융통성있는 고객맞춤’이다. 특정 고객의 특정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은 한국의 독창적인 시스템 이미지에 꼭 들어맞는 말이다. 이는 다시 솔루션 공급자(벤더)와 시스템 통합(구축)자가 단순히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서는 효과를 내며, 이같은 융통성있는 고객 맞춤전략을 통해 한국은 매우 높은 등급의 고객만족형 IT시장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IT기업들이 고객의 시스템 구축에 힘을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사후관리지원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다. 물론 성공적인 업체들은 사후관리상의 문제점을 능숙하게 다루고 있지만 일반적인 한국의 IT프로젝트에서는 ‘문서화’가 그리 우선순위가 아닌 것 같다. 이는 곧 사후관리 유료서비스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거부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은 고객 맞춤형 소프트웨어(SW) 패키지화의 과제와 자사 제품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 있다. 이는 고객맞춤형 영업에 치중하느라 전반적인 시스템과 SW 패키지의 설계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빈번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도전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지리적으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IT산업구조상의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의 IT산업은 SW나 시스템을 제조할 때, 기존의 성공사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의 사례와 유사한 방식으로 SW와 시스템 개발에 접근한다. 주목할 점은 높은 수준의 품질, 지원성, 상세한 문서화 체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패키지 제품들을 하나의 특정 제품으로 간주할 수 있는 최종 솔루션으로 통합하고 있다. 실제 일본 고객들은 사후관리지원 요구사항을 보조하기 위해 제한된 형태의 고객맞춤형 패키지 솔루션을 선호한다.

 이러한 경향은 경우에 따라 정보시스템의 전체적인 융통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테스트, 검토, 문서화 등의 작업이 우선시되면서 일본의 IT구축방법론이 확장된 형태의 프로젝트로 유도되기 때문이다. 이는 속도를 중요시하는 한국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물론 일본의 IT구축방법론에는 양질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체 시스템을 단순화하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필자가 경험한 한국과 일본의 IT시장은 시스템 개발 접근방식에서부터 매우 달랐다. 서로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모두 자신들의 IT 및 e비즈니스 환경을 성공적으로 활용했다고 분석된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IT접근방식이 다른 나라들에게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한국과 일본의 IT시장을 체험하면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얻었다. 향후 본국(호주)로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곳(한국과 일본)의 기업문화를 직접 체험해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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