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부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1조8000억원 매출에 900억원 수익.’
3년째 불황을 맞고 있는 IT산업에서 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초우량 기업은 아닐지라도 우량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 하다. 하물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2∼3%의 수익률에 고마워하는 PC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는 다른 것 같다. 지난해 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국내시장 점유율이 30%에 이르고 있지만 내부에서 PC사업을 보는 분위기는 싸늘하다. 지난 1월에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대부분의 컴퓨터 사업부 임원이 자리를 옮겼거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컴퓨터사업부 관계자는 “아무리 이러한 실적을 강조해도 10조원 매출에 3조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한 정보통신사업부나 수년째 기록적인 흑자를 내고 있는 반도체사업부와 비교하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타 사업부가 연봉의 50%에 달하는 PS(이익공유) 보너스를 받고 우리 사업부가 이에 비해 4분의1 정도의 보너스를 받을 때는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물론 정보통신이나 반도체부문의 성과는 진정 눈부실 정도다. 이 분야 1위업체인 노키아나 인텔에 비해서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은 누가 뭐라해도 그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그들도 한때 모토로라에 치여 싸구려 제품으로 치부되던 시대가 있었으며 메모리 제품 역시 메이저 PC업체로부터 외면받던 때가 있었다. 최근 효자제품으로 부상한 캠코더 역시 한때는 사업존폐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지속적인 투자, CEO를 비롯한 전직원의 노력, 감싸안기 등이 지금의 이동전화단말기, 반도체를 낳지 않았을까.
최근에 만난 삼성전자의 한 고위 임원은 “최근 몇년간 많은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의 PC제품 수준을 선진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해외사업까지 펼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이를 독려해 새로운 효자 제품군을 탄생시킬 기회를 만드느냐 아니면 계속 미운오리새끼로 둘지는 CEO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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