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찜닭과 DVR

 ‘찜닭과 디지털저장장치(DVR)’

 작년 이맘 때 외식시장과 IT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유망 아이템이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찜닭과 DVR는 희비가 교차했다.

 DVR는 IT시장의 유망주로 자리를 굳혔다. 9·11 테러 이후 국내외에서 물리적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DVR가 날개돋힌 듯 팔렸다. 내수에서는 금융권과 유통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출도 지난해보다 235% 성장해 연말까지 4000억원의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주요 DVR 업체들은 이미 상반기에 작년 실적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다.

 반면 찜닭 전문점은 급속히 위축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번화가에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있는 찜닭 전문점 앞에서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간신히 명맥만 유지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찜닭 전문점의 몰락에 대해 과당경쟁과 차별화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찜닭 전문점의 몰락은 DVR업계에 많은 교훈을 준다. 최근 DVR 업계는 업체 난립과 이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몸살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DVR를 간판으로 내건 업체가 국내에만 100여개를 넘어섰으며 이에 따른 과당경쟁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DVR 업체들이 레퍼런스로 삼고 있는 금융권의 경우 16채널 제품의 공급 가격이 200만원을 밑돌고 있다.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가격하락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다른 분야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요 업체들은 DVR협의회를 만들어 출혈경쟁 지양과 해외진출 협력, 부품 공동 구매 등을 추진해 왔지만 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이것도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DVR 업체들은 올해 500억원에 근접한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1000억원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외형이 커지면 그만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정공법을 펼쳐야 한다. 한차원 성숙한 DVR 업계의 영업방식은 DVR를 IT시장의 유망주에서 주도주로 만들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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