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전자이벤트 추진의 배경과 의미

산자부가 가전업계와 함께 「디지털월드컵전자이벤트(가칭)」를 추진하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고 있는 세계 전자산업계의 추세를 선도하면서 전자업계를 재도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행사는 올림픽 이상의 의미를 갖는 월드컵축구대회가 전세계에 우리나라의 디지털전자분야 기술력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시점도 시점이려니와 최근 수년간 메모리반도체 이외에 뚜렷한 세계적 선도상품을 부각시키지 못한 우리 전자업계로서는 디지털가전으로 다시한번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때 세계 3, 4위였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중국에도 뒤져 세계 6위(99년 기준)의 전자산업국으로 처진 데 대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자는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민관이 월드컵을 계기로 적어도 디지털관련 산업에 관한 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국가라는 이미지심기에 나선 것이다.

◇어떻게 기획됐나 =지난 98년 월드컵대회 주최국인 프랑스가 얻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은 50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규모와 함께 지난해 27만5000명의 신규고용 창출과 전년도에 비해 주가가 45%나 오르는 월드컵 효과를 보았다. 산자부의 이번 월드컵이벤트도 이러한 월드컵 개최의 파급효과를 전자업계의 산업경쟁력 향상과 접목시키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특히 지구촌 영상축제라고도 볼 수 있는 월드컵 경기내용이 전세계에 전송되는 과정에서 과시될 우리의 다양한 영상관련 기술력의 소개는 HDTV와 인터넷 기술 및 영상SW개발업체들의 잠재력을 그대로 보여줄 최고의 기회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벤트 내용 =전자산업 발전의 극대화를 노리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이번 행사는 당초 전자부품연구원의 반년 가까운 연구기획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안에 따르면 이벤트는 △예술산업복합체조성 △국내 전자산업 위상및 서비스 제고 △국내 전자산업의 기술력 향상 등 3개 주제로 이뤄진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가전업체들과 상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산자부는 2002년 5월에 열리는 월드컵기간에 맞춰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한국전자전(KES)을 열게 되며 현재 전자산업진흥회와 행사규모를 확장하는 방안에도 거의 합의한 단계다. 또 한국과학기술원과는 「국제전자로봇월드컵 2002」행사의 구체적 협의를 마쳤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 구상단계이긴 하지만 백남준 디지털디자인 전시회 및 디지털 디자인쇼핑몰 개설도 기획 중이다. 산자부는 연내 전자부품연구원의 기획보고서를 바탕으로 전자업계와 구체적 협의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벤트 구상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 기간 중 대만의 컴퓨텍스2002 및 일본 가상현실박랍회, 싱가포르 이동통신 컴퓨터 전시회와 연계하는 구상도 추진되고 있다.

◇전자업계의 기대효과와 전망 =2002년 월드컵에서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나 TV시청자에 비해 인터넷 접속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람할 연인원 수는 384만명 수준으로 큰 증감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인터넷 이용자수는 하루 1000만명에 이르리라는 예상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무선통신과 인터넷기술 중심으로 급격한 발전을 보이면서 3D동영상서비스가 가능해져 가상현실적용 서비스, 전자상거래 서비스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특히 가전업계는 전세계에 디지털 영상기기 기술력 소개와 관련제품 수출확대의 최대 기회로 연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 있는 문제는 이러한 행사를 치를 관련 예산확보 및 홍보다.

산업자원부는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20일 산업자원부에서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HDTV를 개발한 주요 가전업체 중심의 첫 모임을 가진다. 정부의 전자월드컵2002 구상의 성공은 이제 어떻게 행사규모가 정해질지보다는 전자업계의 관심과 민관 협력이란 응집력문제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기자 jklee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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