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수출만이 살길이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 누구나 강조하고 있는 말이지만 실제 국내 전자부품 업체가 수출을 성사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국내 정보통신 분야 세트업체들은 핵심부품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이 아무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려해도 신기술, 신제품의 발전속도를 맞추어 가며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속하게 기술을 습득해 국산화를 이루고 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수출을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해외 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이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을 가지고 한국으로 몰려드는 세계적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또는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한국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세계시장의 유통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북미 커넥터 시장의 경우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은 세가지 수출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판매대행사(sales representative)와 유통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미국은 각 주마다 100여개의 판매대행사가 있음), 세트업체(CEM:Contract Electronic Manufacture)를 통해 수출하는 방법,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에 직접 수출 하는 방법(97년의 경우 IBM·보잉·루슨트의 OEM 구매액이 각각 800억달러, 2억5000달러, 2억1400달러에 이름)이다.

북미지역 커넥터 시장의 경우 전체에서 OE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7년 11.3%에서 올해 30.9%로 증가하며 OEM이 직접 구매하는 비율은 97년 65.8%에서 41.2%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커넥터 제조업체들이 신규 고객과의 관계 설정을 통한 판로를 신속히 확보해 다가올 미래 수요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셋째, 바이어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즉, 친해질수록 주문량은 비례해 많아진다. 물론 경쟁업체와 같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조건하에서다. 대화를 많이 할수록 좋으며 술 접대는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습관들이기 나름이며 이 관계가 더 오래 간다.

예를 들어 올 초에 한국 G사를 위해 장기 공급계약 건을 추진한 적이 있다. 예상한대로 이 회사는 대만의 세계적 업체인 F사와 경쟁이 붙었다. 가격에선 좀 밀리고 품질은 대등한 경우였는데, G사 사장과 샘플을 제작해 직접 바이어를 찾아 날아갔다. G사의 신속함과 적극성을 보고 바이어는 기뻐했고 3일 동안 함께 1차 테스트를 거쳐 문제점들을 수정·보완하기도 해 1차 샘플을 만들어 그들의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주었다. 바이어는 G사를 선택했고 2000만달러 규모의 MOU를 받아냈으며 50만달러어치의 주문을 받아 제작에 착수하겠 됐다. 바이어와 친하게 되니 그들은 보유하고 있는 품질 테스트 설비와 동일한 설비를 한국 공장에 갖추게끔 지도해 주고 일부 설비는 무상으로 제공해 주기까지 했다.

넷째, 기회는 항상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끊임없이 그들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보통 많은 벤더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은 2, 3년에 한 번씩 관련 부품 시장 조사에 착수해 전체 구매물량의 약 20% 정도선에서 벤더 교체를 추진한다. 이러한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

무한한 경쟁사회에서 세계시장의 변화와 기술동향을 모르고서는 우리가 설 땅이 없다. 그들은 끊임없는 시장조사와 기술 개발 그리고 신 경영기법 도입으로 다국적 기업으로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우리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처해야만 살아 남을 수가 있고 살아 남아야 세계 최고에도 도전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국내업체끼리도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공동 마케팅, 공동개발, 공동생산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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