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4>
『작전세력을 만들면 그것은 불법이잖습니까?』
『이 사람 왜 이러나?』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해 나갈 자신 있습니다.』
『모든 공개 등록업체가 작전세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업체가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작전 세력은 필요악이야.』
『그렇지만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작전세력이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나?』
『물론, 알지요.』
한국의 증권거래에서 외국인 증권투자가들에게 있어 가장 큰 불만이 내부자 거래와 작전이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 속에서 증권 브로커와 큰손, 대주주가 공모해서 주가를 올리기도 하고 어느 경우는 떨어뜨려 시세를 낮추는 일을 조작한다. 시세가 내려가도록 만들어 그때 대량 매입하고, 시세가 올라가도록 하고 그때 팔고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럴 경우 소액주주나 일반 개인 주주들만 골탕을 먹는데 시세가 떨어지는 듯해서 팔아도 속고, 시세가 올라가는 것 같아 매입해도 속는 것이다. 매입해 놓고 보면 그것이 막차를 탄 것이며 곧바로 내리막을 달리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전세력의 행사는 주로 증권 브로커나 대주주들이 하지만 코스닥은 자본금과 유통주식의 수가 적어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개입하지 않으면 작전이 형성되기 어렵다. 유 회장이 함께 작전세력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의미였다. 그러나 나는 이제까지 기업가의 도덕성을 중시하면서 기업을 키워온 마당에 부도덕한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전통적인 작전수법은 작전세력이 일정한 물량을 확보한 다음 눈에 띄지 않게 주가를 조금씩 상승시킨다. 특히 이럴 경우 장이 끝날 무렵에 시세보다 약간 높은 범위에서 매수주문을 하며 종가를 형성시킨다. 이것은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목표하는 수치에 올 때까지 지속한다. 일단 목표 지점까지 올린 다음에는 대량의 매수주문을 하여 사자주문과 팔자주문을 자기끼리 내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투자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계속 상승한 데다 팔고 사는 거래량이 많다면 반드시 좋은 호재라고 판단하여 개인 투자자들이 따라붙는다. 그때 작전세력은 주식을 팔아넘기는 것이다. 결국 올라간 주식을 산 자는 개인 투자자들이고 작전세력은 시세를 조작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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