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거품이 마침내 터지고 만 것인가 하는 질문은 드디어 미 대륙을 건너 우리나라에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주가에 있어 난공불락의 위용을 자랑하던 나스닥의 야후나 e베이도 50%의 폭락을 경험했고 그밖의 인터넷 관련 주식들은 75% 정도 낙폭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초우량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벤처 관련 주식이 이러한 급하락을 겪기 전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즉 언빌리버블(unbelievable)한 급상승이 있었다. 많은 인터넷 관련 회사들이 이러한 힘에 몸을 싣고 상상을 초월하는 배수를 부르는 투자자들이 마구잡이로 던져주는 펀딩에 행복에 겨운 나날을 보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걸음마 정도 수준의 인터넷업체들은 고객 확보라는 신기루를 향해 브랜드 확립을 위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것을 우리는 목격해 왔다.
이렇게 쉬운 펀딩 효과는 시장점유율을 위한 무한경쟁을 낳았고, 이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강자들마저 경쟁을 위해 마케팅 비용에 과투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연 현재 닷컴기업 중 브랜드를 확립한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리고 지난 수개월 동안 닷컴 광고를 몇 건이나 보았냐고 묻는다면 몇백 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과당경쟁은 우리나라에 인터넷을 정착시키는 데에는 일조했다고 보이지만 진정한 의미로 국가경쟁력에 도움을 주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또 이러한 과당경쟁은 인터넷 거품이 걷히면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조심할 것은 언빌리버블한 급상승과 급하강을 경험한 이른바 묻지마 투자자들이 모든 인터넷 업종에 등을 돌리는 것이다. 즉 무조건 인터넷이라면 믿지 않고 등을 돌리는, 무조건 안믿어버리는 「안빌리버블(안believable)」 심리의 확산이다.
인터넷 거품이 걷히는 것은 인터넷 전종목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수 인터넷 기업으로 돈이 몰리고 시세에 편승해 기업이 아닌 단지 한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기업처럼 포장하여 상장시키고자 하는 무늬만 벤처기업인 회사들이 퇴출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조건 벤처에 등을 돌릴 것이 아니라 이 회사가 진정한 회사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미래에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여기서 우리는 벤처와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았고 세계 제일의 기술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 관료주의적인 발상이나 대기업식 문화로는 끝없이 디지털화되는 21세기에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그저 비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과학의 전통을 되살려 세계 최강의 나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때 우리에게 벤처와 인터넷은 대안없는 선택이다.
언빌리버블한 성장과 창연한 미래를 원한다면 「안빌리버블」의 태도보다는 우수 기업을 알아보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우리 투자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벤처 거품은 계속 터져갈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자명한 것은 거품이 없는 맥주는 김이 빠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의 거품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필요악이고 이러한 거품은 우리에게 언빌리버블한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맥주보다 거품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 피해야 할 현상이며 무조건 「안빌리버블하다」고 피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거품을 어느 정도 걷어내는 효과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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