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눈부신 발전이 인터넷, 디지털 위성방송, 웹TV, DTV 등 제3세대의 뉴미디어를 통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미디어업계의 무한경쟁과 질서개편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압축과 복원기술, 휴대통신 및 동영상기술 등에 의한 통합미디어 서비스의 제공을 지향하는 제3세대의 뉴미디어는 기존의 올드 미디어에 컴퓨터와 네트워킹, 그리고 전자상거래 기능을 부가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3세대 미디어는 계층화된 수용자 집단을 대상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양방향 프로그램과 e비즈니스를 통해 수동적이었던 수용자를 참여자와 소비자로 변화시키고 있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앞으로 매스미디어는 사라지고 수천개의 마이크로미디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제3세대 미디어에 의해 바야흐로 웹미디어의 시대(The Age Of Web Media)가 열리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무형의 실체들은 웹으로 무장하여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용자들은 이 미디어 네트워크를 놀이터(Cyber Playground) 삼아 정보콘텐츠의 생산과 전파과정에까지 참여하는 생비자(生費者·Prosum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의 사회, 그리고 정보와 지식이 지배하는 새로운 문명인 제3의 물결의 미디어모포시스(Mediamorphosis)가 다가와 애덤 스미스의 오랜 산업사회를 흔들고 있다. 과거 농업혁명의 파급은 5000년, 산업혁명은 200년이 소요되었으나 디지털 혁명은 불과 30년 만에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미디어가 도입된 이후 5000만명의 수용자로 전파되는 데 소요된 시간은 라디오가 38년, TV가 13년이 걸렸으나 인터넷은 불과 5년이 소요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역시 인터넷의 보급속도가 최근 2, 3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급증하여 벌써 1000만명을 돌파하였고, PC의 보급률은 국민 5.5명당 1대꼴로 조사되고 있다.
토플러는 이러한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른 기업경영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전문 경영조직들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면서 대량생산체계에서 주문생산체계로, 전통적인 생산의 유통 및 분배를 지나 특정 분야의 마케팅으로, 국민과 국가를 지나 국내적이며 동시에 세계적인 운영체계로, 프롤레타리아를 지나 새로운 지식계급 중심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환경의 변화에 대해 바커는 『지금까지의 기업경영이 고요한 강물을 건너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기업경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초와 흙탕물, 그리고 격류의 강물을 건너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조류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기업들은 디지털기업 또는 인터넷기업으로 변화를 가속화시켜 디지털경제의 추구를 기업경영의 목표로 삼고 있다. 산업으로서 미디어업계 역시 디지털 방송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디지털기업으로의 변신은 소비자, 즉 수용자의 변화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늘날은 소비자 주도의 시대다. 즉 그들에게 선택권이 있으며, 서비스나 상품은 그들의 행동 속에서 나온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 수많은 네트워크를 누비며 국경을 넘나들어 이미지와 기호를 소비한다.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방송의 경우 내년 초쯤에는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가 없는 곳은 방송의 불경제 원칙에 의해 상당수 정리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과 함께 이제 시장에서의 권력은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다. 소비자·경쟁·변화의 힘에 근거한 경영 리엔지니어링을 설명하고 있는 마이클 해머의 논리가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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