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ASP 발목 잡는 기업의 편법 경영

최근 e비즈니스 시장의 화두는 단연 애플리케이션서비스프로바이더(ASP)다. 임대 형식으로 서비스되는 ASP는 기업의 업무전산화를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리자 등에 대한 구축 노력이 쉽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e비즈니스 솔루션 개발 기업은 바로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ASP 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ASP사업자의 열기에 비해 아직까지 일반기업의 서비스 도입은 상당히 소극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투명 경영에 대한 반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ASP 도입을 추진하다 최근 추진 보류쪽으로 방향을 돌린 한 유통업체 사장은 이에 대한 이유에 대해 『기업의 모든 자료가 전산화하면 탈세, 비자금 운용 등 지금까지의 경영관행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사실 국내 기업의 대부분은 위와 같은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뿌리 깊은 편법 경영의 관행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ASP 도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오죽하면 기업의 회계 업무 ASP를 제공하는 모 업체의 영업사원은 ASP 기능에 이중장부 기능을 추가하자는 의견까지 제시할 정도다.

이 문제는 기업의 자정 노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마련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ASP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세금 감면과 같은 법적, 제도적 혜택을 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의 투명 경영과 경쟁력 확보, 국내 ASP 솔루션 기술력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부의 지혜로운 개입이 아쉽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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