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저장장치 업계에 SAN(Storage Area Network)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EMC를 필두로 한국스토리지텍·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창명정보시스템 등 저장장치 전문업체들은 물론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중대형 컴퓨터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SAN 전략 및 솔루션을 발표하면서 SAN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 이들 업체가 마련한 기자간담회나 세미나의 주된 테마 역시 SAN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만 봐도 저장장치 분야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SAN의 열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마치 독자적인 SAN솔루션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용량 저장장치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분위기다.
일부 업체들은 SAN구축사례를 발표하면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면서까지 경쟁사들에 대한 기선제압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단 한 군데뿐이어야 할 국내 최초의 SAN구축 사이트는 벌써 3, 4군데에 이른다. 이들의 주장이 모두 사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NAS(Network Attached Storage)와는 달리 SAN 자체가 표준화한 기술이 아닌 탓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SAN이라고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SAN이란 서버와 저장장치간에 「Any to Any」 접속을 제공하고 저장장치 프로토콜을 통해 하나 이상의 호스트 서버들을 연결한 저장장치 네트워크로 기존 전산자원을 십분 활용해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면서 확장성·가용성·신뢰성 등을 보장한다.
따라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의 효율적인 관리 및 활용 문제로 끊임없이 고민해 온 전산담당자들에게 SAN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솔루션인 셈이다.
하지만 이기종 서버간의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재로선 제대로 된 SAN환경을 구축한 사이트는 단 한 군데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 담당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AN의 핵심은 「개방형(오픈)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각사마다 자사의 솔루션만을 강조하며 오히려 벽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외업체들이 SAN의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SAN과 NAS를 결합시킨 새로운 통합 솔루션을 발표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컴퓨터산업부·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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