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73·사진)의 장기집권 여부를 결정할 2027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준비가 본격화됐다. 중국 공산당이 차기 당대회에 참석할 대표 선출 절차에 착수하면서 시 주석의 총서기 4연임을 위한 정치 일정도 시작됐다. 4연임에 성공하면 2012년 집권 이후 20년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6~29일 열린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제21차 당대회를 2027년 하반기 베이징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5년 임기를 한 차례 더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제21차 당대회 대표 선거 업무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대표 정원은 2360명으로 확정됐으며, 전국 38개 선거 단위에서 선출한다. 선거 작업은 이달부터 시작해 2027년 6월 말 이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표 선출 과정에서는 정치적 충성도와 당에 대한 기여도가 주요 심사 기준으로 적용된다. 공산당은 후보자의 정치적 입장과 태도, 판단력과 집행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정치적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인사는 다른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배제하기로 했다. 부패와 비위 행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선거 과정의 규정 위반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새 중앙위원회를 구성하는 행사다. 이후 중앙위원회 1중전회에서 총서기와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 지도부가 선출된다. 내년 당대회는 시 주석의 차기 임기뿐 아니라 향후 중국의 권력 승계 구조를 가늠할 주요 정치 일정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뒤 2017년과 2022년 연이어 연임했다. 2022년 당대회 직후 열린 1중전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되면서 3연임을 확정했다. 내년 다시 선출되면 네 번째 5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2032년까지 집권을 이어갈 경우 총서기 재임 기간은 20년에 이른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한 제도적 변화는 2018년 헌법 개정이었다. 당시 중국은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 기존에는 국가주석을 5년 임기로 최대 두 차례만 맡을 수 있었지만, 개헌으로 이 제한이 사라졌다. 시 주석은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뒤 2023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다만 공산당 총서기직과 국가주석직은 선출 절차가 다르다. 총서기직은 당대회 직후 열리는 중앙위원회 1중전회에서 결정되지만, 국가주석직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별도로 선출한다. 따라서 내년 당대회에서 총서기 4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국가주석으로서의 다음 임기는 2028년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신들은 시 주석의 4연임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다루고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26일 시 주석이 2027년 당대회에서 네 번째 5년 임기를 확보할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5중전회에서 나타난 당내 기강 강화와 충성도 강조 역시 차기 지도부 구성을 앞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 주석의 권력 집중은 중국의 기존 지도체제와도 차이를 보인다. 마오쩌둥 사후 중국 지도부는 권력의 과도한 집중을 막고 안정적인 승계를 유도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와 임기 관행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시 주석 집권 이후 당과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 권한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되는 흐름이 강화됐다. 2022년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의 측근들이 최고 지도부에 대거 진입했으며, 공개적으로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뚜렷하게 부상하지 않았다.
후계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점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둘러싼 주요 관심사다. 차기 지도자로 거론될 만한 인물이 공개적으로 부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당대회가 시 주석 중심의 권력 구조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향후 당내 인사 변화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도부 구성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시 주석이 내년 당대회에서 총서기 4연임에 성공하면 2012년부터 2032년까지 20년간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키게 된다. 2028년 국가주석직까지 다시 맡으면 국가원수로서의 임기도 203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차기 당대회는 시 주석의 권력 연장 여부를 넘어 중국의 집단지도체제와 권력 승계 관행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를 보여주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