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덮친 블루쓰나미…“'금융·환율' 넘어 'K-반도체' 덮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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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의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사진=연합뉴스
연방정부 셧다운·부채한도 협상 대립시 금융불안 커져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 한국 반도체 업계에 부담 작용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을 차지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연방정부 셧다운과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데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현실화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쟁 관련 예산 삭감이 중동 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4일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의 여소야대 구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부채한도 협상 결렬을 꼽았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셧다운 시) 민주당이 공화당에 쉽게 굴복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 셧다운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지난해 역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이었는데, 그걸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셧다운 장기화와 부채한도 협상 결렬이 같이 일어나면 금융시장에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도 “정치권이 올스톱하고 셧다운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고 금융시장과 환율이 위험하다”고 전망했다.

셧다운은 의회가 정해진 기간 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해 연방정부 기능이 일부 중단되는 상황이다. 부채한도는 정부가 빌릴 수 있는 자금의 법적 상한으로, 이를 제때 조정하지 못하면 정부의 추가 차입이 제한된다.

미국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 미국 금리 상승은 국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의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도 국내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신규 건설에 제동을 걸 경우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된 텍사스·조지아주 주지사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위축되면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의회 조사권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AI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을 경우 트럼프 일가와 AI 기업, 금융회사 간 거래를 들여다보는 청문회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대외 군사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민주당이 전쟁 관련 예산 삭감을 요구하면서 중동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국내 물가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 비용 지출이 어려워서 중동 전쟁을 조기에 끝낸다면 국제유가가 하락하니 한국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유가 하락이 원유 수입 비용과 수입물가를 낮추고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재정정책도 변수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에 반대해 재정적자 축소를 유도한다면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되고 국내 시장금리에도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역시 오바마케어 복원과 저소득층 임대료 지원 등 재정 지출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재정적자가 실제로 줄어들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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