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기적 같은 우승 신화를 썼던 레스터 시티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두 시즌 연속 강등으로 3부리그까지 밀려난 데 이어 유니폼 메인 스폰서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간) 레스터 시티의 유니폼 스폰서인 온라인 카지노 업체 BC게임이 러시아 출신 성인 콘텐츠 제작자 에바 엘피를 새로운 홍보대사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BC게임은 최근 엘피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엘피가 계약서가 담긴 소포를 전달받고 업체와 계약을 맺는 장면이 담겼다. 성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연출과 홍보 문구가 더해지면서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레스터 시티의 공식 서포터 단체인 폭스 트러스트(Foxes Trust)는 성명을 내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단체는 “도박과 음란물은 사람들의 삶, 특히 젊은 층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처럼 해로운 두 분야가 레스터 시티라는 이름과 연결되는 것이 과연 구단이 지향하는 모습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BC게임과의 후원 계약 자체가 구단의 정체성과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팬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가족 친화적인 구단 이미지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폰서십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이미 수치로도 확인된다. 폭스 트러스트가 시즌 종료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BC게임과의 후원 관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BC게임의 사업 방식도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다. 폭스 트러스트는 해당 업체가 영국 내 영업 허가를 잃은 업체라는 점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도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구단의 경기력 역시 팬들의 실망을 키우고 있다.
레스터 시티는 2015~2016시즌 당시 우승 확률 5000분의 1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EPL 정상에 오르며 세계 축구계에 이른바 '레스터 동화'를 썼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명문 구단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이변은 스포츠 역사에 남을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후 성적 부진과 재정적 부담 속에 경쟁력을 잃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강등을 겪었으며, 현재는 잉글랜드 3부리그인 리그원에서 10위에 머물고 있다.
한때 세계 축구의 성공 신화로 불렸던 구단이 경기력과 브랜드 이미지 양쪽에서 위기를 맞은 셈이다. 팬들의 비판이 스폰서 선정과 구단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레스터 시티가 추락한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