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모회사인 장춘홀딩스(CCSH)가 상하이 과학창업판(커촹반) 상장을 위한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침체된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대형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장춘홀딩스는 당초 10월 말에서 11월 초 진행할 예정이던 IPO 전략배정을 돌연 보류했다. 사내 공지에는 보류 사유가 '여러 요인'으로만 명시됐으나, 업계에서는 상장 일정이 수개월 지연돼 내년 상반기에나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상하이거래소 공시 시스템상 장춘홀딩스의 심사 상태는 지난 9월 3일 진입한 '질의 단계(已问询)'에 머물러 있으며, 공식적인 상장 중단이나 철회 공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치는 개별 기업의 문제라기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CSI300 지수는 10월 한 달간 8.5% 하락하며 10여 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고, 커촹반 핵심 지수인 STAR50 역시 지난 7월 고점 대비 약 40% 폭락했다. 이에 증감회는 최근 투자은행(IB)들을 상대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기업의 IPO 속도를 늦추고, 시장 회복 시까지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을 제한하라는 비공식 창구 지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춘홀딩스의 IPO는 커촹반 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돼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중신증권과 중신건투를 주관사로 선정해 총 330억위안(약 6조3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는 지난 7월 상장한 중국 D램 선두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조달액(295억위안)을 뛰어넘는 규모다. 회사는 조달 자금 중 208억위안을 양산 라인 업그레이드에, 122억위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2750억위안에서 최대 8000억위안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실적과 시장 지위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장춘홀딩스는 매출의 96%를 낸드플래시에서 창출하며,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기준 2026년 1분기 글로벌 낸드 점유율 3위(중국 내 1위)에 올랐다. 매출은 2024년 452억위안(순이익 68억위안)에서 2025년 632억위안(순이익 142억위안)으로 급증했다. 특히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470억위안, 순이익 334억위안, 매출총이익률 76.77%라는 이례적인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기재됐다.
설비투자(CAPEX)와 국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가동 예정인 우한 3공장은 2027년까지 월 5만 장(웨이퍼 기준)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며, 반입 장비의 절반 이상을 중국산으로 채웠다. 지난 2022년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명단(엔티티 리스트)에 등재돼 서방 장비 도입이 막히자 자립화에 사활을 건 결과다. 향후 월 10만 장 규모의 신규 공장 2곳도 추가 건설할 계획으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7년 YMTC의 웨이퍼 생산량이 약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