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시대' 韓 생존 전략은...허철호·김성용 지질연 박사, 자원전략 지침서 저술

근래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탄소중립 실현의 노력으로 세계 산업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미래 산업의 핵심 전략자원으로 부상한 핵심광물을 조망한 책이 출간됐다. '기후변화와 핵심광물 - 탄소중립 시대,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허철호·김성용 박사 등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기후변화를 출발점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전기화,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경쟁, 대한민국의 자원안보, 광물 추적성과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미래 산업의 변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저자들은 오늘날 핵심광물 경쟁이 자원의 위치가 좌우하는 지정학을 넘어 핵심기술과 정·제련 및 가공 역량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기정학(Techpolitics)'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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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왜 '광물의 시대'를 불러오는가?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후변화와 핵심광물을 별개의 주제로 다루지 않고, 서로 연결된 하나의 구조적 변화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를 '기후변화 → 탄소중립 → 에너지전환 → 전기화 → 전기자동차·배터리 → 핵심광물 → 공급망 → 자원안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에너지와 산업구조, 국제무역, 외교와 안보, 국가경쟁력의 기준을 함께 바꾸는 거대한 전환이며, 그 중심에 핵심광물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 미국, 유럽이 벌이는 '핵심광물 공급망 전쟁'

이 책은 핵심광물을 둘러싼 세계 주요국의 전략 경쟁도 비중 있게 다룬다. 중국이 광산 개발에서 정련·가공과 소재 생산에 이르는 세계적인 광물 공급망 영향력을 어떻게 구축했는지를 살펴보고, 이에 대응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공급망 재편,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제도 등을 소개한다.

또 자원민족주의의 부활과 원광 수출 제한, 수출통제, 현지 가공 의무화, 공급망 블록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가 핵심광물 시장과 첨단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한다.

◇자원수입국 대한민국,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전통적인 의미의 '자원부국'이 아니라 '자원전략국'으로 제시한다.

자원전략국은 많은 광산이나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내외 자원을 필요한 형태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정련과 소재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며, 공급 충격에 대비하고, 사용한 자원을 다시 산업으로 순환시키며, 원산지와 이동 경로를 검증할 수 있는 국가를 뜻한다.

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는 △공급처와 조달방식의 다변화 △정련·가공 및 소재화 △조기경보·전략비축 등 위기 대응 △재활용과 자원순환 △공급망 정보와 원산지 검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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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 왼쪽부터 김성용 박사, 허철호 박사, 윤성택 부총장(교수)

◇ 연구 현장의 지식과 경험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

책은 총 7부 30장으로 구성됐다. 제1부 '기후변화가 세상을 바꾼다'를 시작으로 제2부 '에너지전환과 전기의 시대', 제3부 '전기차와 배터리가 만든 광물혁명', 제4부 '핵심광물과 공급망 전쟁', 제5부 '대한민국의 자원안보', 제6부 '광물 추적성과 미래기술', 제7부 '대한민국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저자들은 광물자원과 지구과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와 정책 활동을 수행해 온 전문가들이다.

허철호 책임연구원은 광상학과 지구화학을 전공했으며, 광물자원연구실장, 희소금속연구센터장 및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제8기 에너지위원회 위원과 제33대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성용 책임연구원은 광물광상학을 전공했으며, 정책연구실장, 미래정책본부장 및 정책기획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에너지·원자력·자원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핵심광물은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전략자산”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핵심광물을 단순한 '광물자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과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이 자원부국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자원이 부족하다고 자원전략까지 부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세계적인 제조업과 기술력을 갖춘 대한민국이 자원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광산과의 안정적인 협력, 국내 자원의 지속적인 조사와 평가, 정련·가공 및 재활용 기술, 공급망 데이터와 원산지 검증, 전략비축과 국제협력, 전문인력 양성을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핵심광물은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이해하려는 일반 독자는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담당자, 기업의 전략·자원·공급망 담당자, 연구자와 대학생에게 핵심광물과 자원안보를 이해하는 미래 교양서이자 실천적인 전략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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