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가로막던 규제를 대폭 걷어낸다. 운전자 의무 규정을 완화하고 차량 운행허가 절차를 줄여 내년부터 실증도시에 자율주행차 3000대 이상을 투입한다. 기술 실증에 머물렀던 자율주행 산업을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자율주행 경쟁국 수준 규제합리화 방안'을 논의한다. 기업의 실증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무인차 판매와 운영, 사고책임까지 제도화해 2027년 상용화 기반을 완비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변화는 무인 자율차 운행 절차다. 그동안 운전자가 없는 차량은 도로교통법상 운전자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워 운행할 때마다 규제특례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관련 특례 일부를 상시 제도로 전환해 행정절차를 3개월 이상 단축한다. 충전이나 차고지 이동을 위한 시범운행지구 밖 운행도 허용할 계획이다.
차량 투입 속도도 높인다. 안전성이 확인된 동일 차종에 대해서는 실차 확인을 간소화하고 연간 목표 수량을 먼저 허가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 허가 기간을 1개월 이상 줄여 내년부터 확대되는 실증도시에 3000대 이상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3자 업무용 차량에서 수집한 원본 운행데이터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확대한다.
아울러 운전자를 대신해 차량을 감시하고 승객 안전과 사고 대응을 맡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자'를 신설한다. 원격관제와 현장출동 인력, 사이버보안 체계를 갖춘 사업자가 무인차 운행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광주 실증도시에서 시범 적용하고 기존 택시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마련한다.
무인 자율차의 기업 간 거래를 허용하는 성능인증제는 올해 말부터 운영한다. 국제 안전기준을 국내에 도입해 판매 기반을 넓히는 한편, 사고 발생 시 제작사와 자율주행기업·서비스 사업자 간 책임을 구분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자율차가 수집한 데이터는 국내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국외 이전에는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동로봇의 생활·산업 현장 진입 문턱도 낮춘다. 공동주택 배송과 건설현장 작업보조, 공항·철도시설 점검 등에 분야별 규제특례를 적용한다. 로봇 충전·정비시설은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하고, 안전한 이동을 지원할 '모빌리티 보행지도'도 구축한다. 관련 특별법은 연내 제정을 추진한다.
창업기업의 서류 부담도 줄인다. 국토부는 드론·물류·모빌리티 등 43개 서비스의 제출서류를 331개에서 175개로 축소하고 작성항목을 개선해 약 53%의 정비율을 달성했다. 연간 서류 작성시간 3만6512시간, 인건비 약 5억5000만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