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만 보장되고 필수운영비가 부족하면, 일선 연구자들은 운영비를 따오는데 급급한 '영업사원'이 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진행된 2026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지적이다.

외부 수탁과제를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운영 재원을 마련하는 기존 '연구과제 중심제도(PBS)'를 폐지하는 가운데, 개혁이 단순 인건비 지급 방식 변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이어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보장되도록 필수운영비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23개 출연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김영식 이사장은 “PBS 폐지는 연구 현장에 30년간 있었던 제도가 하루 아침에 바뀌게 되는 것”이라며 “약간의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연구 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은 같은 당 황정아 의원에게서도 나왔다. 그는 “PBS 폐지를 과감히 추진해 연구 몰입 환경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현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도 처우개선율이 3.9%로, 이는 회복이 아닌 '지혈'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근래 이슈가 된 허술한 출연연 보안체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출연연은 국가 핵심기술을 다루는 곳임에도 불구, 지난 7월 감사원이 밝힌 출연연 보안 실태가 충격적”이라며 “(감사원 조사 대상) 기관이 운영하는 서버 1만7073대 가운데 백신 설치된 서버는 2.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들 연구원의 정보보호 실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며 “이는 형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출연연 전체의 전체 서버 중 백신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91.3%”라며 “보안공백이 장기화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증대되는 인공지능(AI) 안보위협 대응을 위한 출연연 내 역량 제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AI 안전연구소를 두고 “AI 위험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릴 인원은 6명에 불과하다”며 “영국은 200명, 미국은 34명으로, 우리나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위험 AI에 대응하려면 독자적인 인사권과 예산을 줘야하고, 인력과 예산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세웅 ETRI 원장은 “AI 안보 위협은 생존의 문제”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면 국가 존립에 어려움이 있어 앞으로도 확충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밖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2021~2026년 진행된 소방관 R&D 과제 29개 가운데, 실제 현장에 배치된 것은 0개”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영식 NST 이사장은 “R&D 결과가 현장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