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는 외산 대비 최대 절반 이하의 가격 경쟁력과 한국형 비만 특화가 최대 강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초회 용량 가격 차이와 용량 상승 기간이 짧아 치료를 이어갈수록 누적 비용 격차가 커지는 구조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를 이르면 이달말 초회 10만원대 공급가에 출시한다. 국산 45호 신약이자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에페 용량별 공급가는 △2㎎ 4만8400원(2주분·2박스) △4㎎ 8만1400원(2주분·2박스) △6㎎ 22만8800원(4주분·4박스) △8㎎ 27만7200원(4주분·4박스) △10㎎ 29만9200원(4주분·4박스)으로 파악된다. 2㎎과 4㎎을 2주씩 쓰는 첫 1개월분은 12만9800원이다.
이 가격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대비 약 37%,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대비 약 53% 낮다. 유지 용량에서도 각각 17%, 19% 저렴하다. 수입약이 사실상 독점해 온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등장했고, 가격으로 수입 대체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증량 설계에서 가격 격차가 한 번 더 벌어진다. GLP-1 치료제는 장기 투여가 필수로 가격 부담이 큰 대표적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다.
에페는 저용량(2·4㎎)을 2주 간격으로, 고용량(6·8·10㎎)을 4주 간격으로 올려 위고비보다 한 달 가까이 빨리 최고 용량에 도달한다. 최고 용량 4주분까지 포함한 5단계 누적 기간은 에페 16주, 위고비 20주다. 이 기간 누적 비용을 비교하면 에페가 약 30% 저렴하다. 초회 용량 가격 차이에 투약 기간 차이가 더해진 결과다.
빠른 증량에 따른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구역 16.7%, 구토 11.7%, 설사 17.7%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40주 시점까지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301명 중 5명(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 비율은 79.42%였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구간에 환자가 몰려 있다는 점도 에페 점유율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에서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환자의 약 80%는 저용량인 2.5㎎과 5㎎을 처방받았다.
이 지점은 에페와 수입약 가격 차이가 53%까지 벌어지는 구간이다. 저용량 처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처방 환경에서 초회 용량 가격이 처방 선택을 가를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아울러 장기 요법 특성상 저렴한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장기 처방을 뒷받침할 공급 안정성도 확보했다. 에페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자체 생산한다. 수입약이 겪어 온 공급 지연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회사 공급가와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가격이 동일하지 않다”며 “이르면 이달 말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에페를 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 확장하기 위해 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SGLT-2 억제제)과 병용하는 2형 당뇨병 국내 임상 3상을 2028년 완료 목표로 진행 중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