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개발한 첫 국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통과했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릴리 '마운자로'가 맞경쟁하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 신약이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식약처는 7일 한미약품의 에페오토인젝터주(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2·4·6·8·10㎎을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허가 대상은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다.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사용한다. 중추신경계와 위장관에 분포한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유지하는 기전이다.
한미약품의 에페오토인젝터주는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이전했다가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이다. 2015년 사노피에 기술 수출돼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2020년 권리가 반환됐다.
이후 한미약품은 해당 물질을 포기하지 않고 자체 개발을 이어가며 비만치료제로 사업화를 준비해왔다. 자체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했다.
이번 허가로 한미약품은 기술 반환에서 끝나지 않고. 자체 개발 신약으로 재도전해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글로벌 빅파마가 주도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첫 국산 신약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한 의미도 있다.
에페오토인젝터주가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마운자로나 위고비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최소 20만원대에서 최대 60만원대 이상까지 형성돼 있다. 에페오토인젝터주가 좀 더 낮은 가격으로 형성된다면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망설이던 잠재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공개한 국내 성인 비만환자 448명 대상 임상 3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은 40주차에 평균 9.75% 체중 감소율을 기록했다.
마운자로는 임상 기간에 따라 68~72주 동안 최대 약 22.5~25% 감소율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68주 투여 시 평균 14.9~17% 감소율을 보였다.
국내 허가가 완료됨에 따라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1월 멕시코 산페르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당뇨병 치료제 다파론패밀리의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허가를 토대로 현지 허가 절차에 나서게 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활용 범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 메트포르민과 SGLT2 저해제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병용 임상 3상 첫 투약을 시작했다. 이번 비만치료제 허가와 별도로 당뇨병 치료제 개발도 추진해 장기적인 처방 기반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