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항공청은 총 15기의 탑재위성 중 14기가 사출된 이번 누리호 5호기 발사를 '성공'으로 평가했다. 발사 직전 시행착오를 겪었던 지난 발사와 달리 이번에는 계획한 일정대로 누리호를 발사하고, 군집 위성이 목표한 시점에 태양동기궤도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4호기 발사부터 본격화된 민간 체계종합기업 역할이 이번에 확대되며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기술력도 확인했다.
◇충돌 회피 기동으로 군집위성 5기 순차 분리
누리호 5호기에는 주탑재위성으로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2~6호기와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0기가 실렸다. 주탑재위성으로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 1기만 포함됐던 지난 4차 발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35~40초 간격으로 1기씩 분리하고, 위성 간 충돌을 막는 고난도 기술을 구현했다.
초소형 군집위성 분리 시에는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해 발사체 상단을 30도, 60도씩 돌리는 '충돌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 여기에 누리호에는 저충격 위성 분리장치와 부탑재체를 위한 하부링을 적용했다. 7일 낮 12시 25분 우주로 떠난 누리호는 고도 575㎞ 지점에서 군집위성을 차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부탑재위성에 탑재된 10기의 큐브위성 중 쿼터니언이 개발한 '퍼샛02'가 분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탑재위성은 초소형 군집위성 분리 후 2개씩 10초 간격으로 사출했다. 세 번째 순서였던 퍼샛02는 누리호가 정상적으로 사출 신호를 보냈지만, 사출관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날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큐브위성 10개는 각각 사출관을 만들거나 별도 구입해서 부탑재위성에 장착하는 구조”라면서 “발사체인 누리호는 정상적으로 신호를 인가했고, 우주 공간에서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위성의 임무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우주청은 쿼터니언 위성이 제때 분리되지 못한 이유를 추가 분석하기로 했다.

이어 큐브위성 2기씩 짝을 지어 10초 간격으로 우주로 사출했다.

◇국산 기술로 만든 군집위성, 한반도 위기 대응력 높인다
네온샛은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고해상도 광학 영상으로 관측한다. 초소형 위성의 군집 운용으로 한반도 위성 영상 획득 주기를 단축하며, 안보·재난·재해 등 신속한 위기관리가 필요한 분야의 대응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9월 초소형 군집위성 7~11호기가 발사되면 총 10기의 위성이 매일 3회 이상 한반도 상공을 돌며, 같은 지점을 24시간 이내 다시 촬영할 수 있다. 10기의 군집위성이 한 번에 촬영하는 지역의 범위는 70만㎢에 달한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앞서 투입된 검증기까지 총 11기의 초소형 위성이 제공하는 안보 능력 향상은 기존 고해상도 정찰 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24시간 주요 표적에 대한 감시 체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발사일인 7일부터 3~5일간 궤도상 점검(IAC)을 수행하고, 약 3개월간 궤도상 시험(IOT)을 진행한다. 영상 검보정 작업을 거쳐 내년 3월 본격 운영한다.
초소형 위성에는 단단광학, 하이낸드, 쎄트렉아이, 컨텍, 한컴인스페이스 등의 국산 부품·소프트웨어(SW) 기술이 사용됐다. 우주청은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의 국산화율을 62%로 추산하고 있다.
우주에 투입된 9기의 큐브위성은 스페이스린텍, 스페이스앤빈, 오앤비스페이스, KAIST, 조선대 등 국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제작했으며, 이들 위성은 우주를 돌며 신약 개발, 한반도 미세먼지 측정 등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민간 체계종합기업, 발사 콘솔 직접 잡아
국내 독자 개발한 누리호 제작·발사 기술은 민간 체계종합기업에 이전하며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차 발사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아 발사체를 제작하고, 항우연은 이를 토대로 발사 운용을 주관하고 있다.
발사체 사업에는 한화와 HD현대 등 대기업뿐 아니라 약 300개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해 엔진과 구조체, 전자·제어장비 등 발사체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공급했다.
지난 4호기 발사에는 항우연이 발사통제센터(LCC) 콘솔을 조작했지만, 이번 5호기 발사에는 22개 콘솔 중 18개를 한화에어로 인원이 직접 운용했다. 임무지휘센터와 발사대 등을 포함하면 발사 운용에 참여하는 체계종합기업 인력은 총 42명이다. 4호기 발사 당시 32명 대비 10명 늘었다.
한화에어로는 내년과 2028년에 예정된 6·7차 발사 운용에도 참여한다. 누리호 6호기부터는 한화에어로가 총조립뿐만 아니라 단조립을 맡는다. 6차 발사에는 발사통제콘솔 대부분을 한화에어로가 운영한다. 이어 누리호 8차 발사부터는 민간이 주도한다.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은 “민간기업 입장에서 정부처럼 수십년간 발사체 연구개발(R&D)에 인력과 돈을 투입하면서 견디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재는 통계적 발사 신뢰성을 확보해야 본격적인 상업발사 서비스로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고, 우주청·항우연과 누리호의 양산 능력, 성능 개선, 원가 절감 등을 논의하면서 우주 생태계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흥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