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수 AMD 회장이 연내 한국에 'AMD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수백명 규모 연구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MD가 교환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과 리사 수 회장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면담하고 국내 AI 반도체·소프트웨어(SW) 기업 14개사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행사가 리사 수 회장 일정으로 하루 앞당겨지면서 배경훈 부총리 대신 류 차관이 참석했다.
리사 수 회장은 류 차관과 면담에서 “한국 AI '센터 오브 엑셀런스(COE, Center of Excellence)' 설립을 추진 중이며, 수백 명 규모 AI 연구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E는 기업 등이 특정 분야 연구·검증·인재 양성 기능을 모아 두는 거점 조직이다. AMD의 한국 COE는 연내 설립을 목표로 실무 협의 중이다. 입지는 정부가 정하고, 하드웨어 등 투자는 AMD가 맡는다. 구체 사항은 다음 달 운영 회의에서 마련될 예정이며, 조직이 문을 열면 AMD의 아태 지역 첫 번째 COE가 될 전망이다.
AMD의 기존 COE는 AMD가 현지에 먼저 투자했거나, 대형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전략적 필요가 있을 때 만들어졌다. 한국 센터는 조 단위 설비 투자나 특정 수주의 확정 없이 양해각서를 계기로 추진되는 첫 사례여서 주목받는다.

리사 수 회장은 AMD의 개방형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한국 기업들과 협력도 강조했다. 자사 SW 플랫폼 'ROCm(Radeon Open Compute)'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뿐만 아니라 다른 가속기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향성을 전했다. 다른 가속기는 이날 참여한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 모빌린트 등이 만드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포괄한다.
ROCm은 AMD의 개방형 연산 SW 플랫폼이다. 엔비디아 '쿠다(CUDA)'가 자사 그래픽처리장치에서 인공지능 모델을 돌리기 위한 개발 환경이라면, ROCm은 AMD 칩에서 그 역할을 한다. 드라이버, 컴파일러, 라이브러리, 개발 도구로 이뤄져 있고 오픈소스여서 접근성이 높다.
이날 참석자들은 AMD의 중앙처리장치·그래픽처리장치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이기종 AI 컴퓨팅도 논의했다. 시장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칩 하나의 성능보다 서로 다른 반도체와 SW를 연결해 추론 비용과 전력 소모를 낮추는 일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양측은 이를 실제 인프라로 구현하고, 국내 실증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 모델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국내 스타트업과 이용자가 쓸 AI 컴퓨팅 용량을 한국에 늘리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추론 서빙을 목적으로 구축한 AMD와 망고부스트의 클라우드 협력 사례도 언급됐다.
리사 수 회장은 “사용자가 그래픽처리장치든 가속기든 원하는 하드웨어를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MD의 철학으로 그 통로가 ROCm”이라며 “중앙처리장치와 다양한 가속기를 연결하는 협력에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