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광저우시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휴대전화 스피커로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통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승무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소음을 계속 유발할 경우 최대 1000위안(약 21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18일 광저우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저우시 소음오염 방지 규정' 초안을 공개하고 다음 달 15일까지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이번 초안에는 산업·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 소음을 줄이기 위한 규제 방안이 폭넓게 담겼다.
특히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전자기기의 소리를 외부로 재생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의 대중교통에서는 그동안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거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큰 소리로 재생하는 승객들로 인해 주변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러한 소음이 다른 승객들에게 불쾌감과 피로를 줄 뿐만 아니라, 열차나 버스의 승·하차 안내방송을 듣는 데도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규정이 시행되면 대중교통 안에서 전자기기의 소리를 크게 내는 승객은 우선 승무원의 제지를 받게 된다. 이를 따르지 않고 계속해서 소음을 발생시킬 경우 공안에 인계될 수 있으며, 경고와 함께 200~1000위안(약 4만~21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음도 규제 대상이다.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는 이른바 '광장무(广场舞)'도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주로 중장년층이 공원이나 광장에 모여 음악을 틀어놓고 단체로 춤을 추는 광장무 문화가 널리 퍼져 있지만, 지나치게 큰 음악 소리로 주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도 이어져 왔다.
이와 함께 실내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소음기를 제거하는 등 차량을 개조해 발생하는 소음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대중교통 내 소음과 이른바 '민폐 행위'를 둘러싼 승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스피커로 유튜브 영상을 크게 틀어 주변 승객들이 원치 않는 영상 소리를 함께 들어야 했다는 경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숏폼 영상이 유행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큰 소리로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열차 내 소음 관련 민원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8049건, 2023년 8729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026년 상반기(1~6월)에도 7520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국내에서도 철도안전법에 따라 열차 안에서 폭언이나 흡연, 고성방가 등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소란 행위가 금지돼 있다. 위반할 경우 최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을 스피커로 재생하거나 일반적인 통화를 하는 행위 자체를 곧바로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보기에는 현행 규정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성방가'나 '소란' 등의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승객 에티켓을 통해 휴대전화를 진동 모드로 설정하고, 통화가 필요한 경우 작은 목소리로 짧게 통화하며 동영상이나 음악을 시청할 때는 이어폰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광역철도 여객 운송약관에도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할 경우 철도 직원이 제지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운송을 거절하거나 강제 하차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광저우시의 이번 조치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확정될지는 의견 수렴과 심의 과정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