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리비아의 한 주민이 숲에서 발견해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가 유전자 분석 결과 완전히 새로운 고양이과 동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산 안드레스 대학교의 파올라 노갈레스-아스카룬즈 연구팀은 볼리비아 안데스산맥 융가스 삼림 지대에 서식하는 신종 고양이과 동물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했다.
현지 명칭을 따 '레오파르두스 틸카요(Leopardus tilcayo · 이하 틸카요)'로 제안된 이 고양이는 줄무늬가 있는 작은 얼굴과 짧고 둥근 귀, 긴 수염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집고양이보다 몸집이 작고 행동 방식 역시 확연히 달랐다.

이번 발견은 기존 아종을 종으로 승격시킨 것이 아닌, 과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완전한 신종을 확정한 사례다. 남미 표범속(Leopardus) 분류군에서 신종이 공식 확인된 것은 1923년 이후 100여 년 만이다.
연구팀이 표범속 동물 38개체의 전체 유전체(게놈)를 비교 분석한 결과, 틸카요는 다른 호랑이고양이 종들과 유전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며 약 140만 년 전에 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현대 사자와 멸종된 동굴사자 간의 진화적 거리와 유사한 수준이다.
틸카요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한 주민이 숲에서 발견해 집고양이로 키우던 개체를 야생동물 보호소로 보내면서 연구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상세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기존 호랑이고양이(Leopardus tigrinus) 등과 털 무늬 크기 및 유전 구조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음이 증명됐다.
야생 고양이와 집고양이는 모두 생물학적으로 고양이과(Felidae)에 속한다. 기존 공식 인정된 고양이과 종은 41종이었으나, 이번 발견과 호랑이고양이류 세분화에 따라 전체 종 수는 44~45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남미 소형 고양이류의 외형이 매우 비슷해 구별이 어려웠던 만큼, 이번 연구가 생물 다양성 보존과 맞춤형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틸카요'라는 명칭은 한국에서 고양이를 '나비', 강아지를 '바둑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일종의 통칭이다.
노갈레스-아스카룬즈 연구원은 “현지 주민들에게 틸카요라고 부르는 이유를 묻자 '할아버지가 그렇게 부르셔서 따라 부를 뿐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단어는 스페인어나 볼리비아의 현지 언어인 케추아어에서도 별다른 뜻을 지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