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1% 올랐다” 주식보다 8배 뛴 '이 것'…“종말이 닥치면 '이 것'이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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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의 창립자 겸 전무이사 피터 레빈. 사진=뉴욕포스트
미 투자가 ‘접근성’ 장점 꼽아
수집품 넘어 새 투자자산 주목
2004년 이후 수익률 3821%
S&P500·메타 상승률보다 높아

포켓몬 카드가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 수익률이 미국 주식시장을 크게 웃돈 데다 누구나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수집가와 투자자들은 금융자산에 버금가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게임·스포츠 기업에 투자하는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의 창립자 겸 전무이사 피터 레빈은 최근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내일 세상에 종말이 닥친다면 그다음 날 세계 통화는 포켓몬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50만장이 넘는 포켓몬 카드를 보유한 수집가인 레빈은 포켓몬 카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접근성을 꼽았다. 전문 카드 매장은 물론 월마트와 코스트코, 월그린 등에서도 누구나 카드를 구매할 수 있고, 희귀 카드를 얻을 기회 역시 특정 투자자에게만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포켓몬 카드 시장에서는 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유튜버 로건 폴은 5년 전 희귀 카드인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를 500만달러(약 67억원)에 구입했다. 이후 올해 이 카드를 1600만달러(약 214억원)에 다시 팔면서 포켓몬 카드 거래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수익률에서도 포켓몬 카드는 주식시장을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인용한 카드래더 자료에 따르면 포켓몬 카드는 2004년 이후 약 38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상승률은 483%였다. 메타 역시 2012년 상장 이후 1844% 상승했지만 포켓몬 카드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포켓몬 카드는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 전통적인 투자상품과는 다르다. 가격 역시 카드의 희소성과 상태, 수요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트레이딩 카드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카드 시장에 유입됐고, 게임스톱 등 이른바 '밈주식'과 함께 기존 금융시장 밖의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높아진 카드 가치는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 6월 미국 뉴저지에서는 한 일당이 매장을 습격해 약 5만달러 상당의 포켓몬 카드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 세계 트레이딩 카드 시장 규모는 연간 최대 500억달러로 추산된다. 디즈니와 해즈브로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도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 상품을 확대하면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포켓몬은 1996년 닌텐도의 비디오게임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TV 프로그램과 영화, 게임, 수집형 카드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포켓몬 카드가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려는 수집가들에게는 여전히 문화적 상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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