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장이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대형 반도체주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ETF 수익률 상위권은 반도체 관련 상품이 휩쓸었다. 특히 반도체 업종 전반보다 장비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10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상장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 1~10위가 모두 반도체 관련 상품이었다. 'KIWOOM K-반도체북미공급망'이 32.72%로 가장 높았고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31.29%, 'SOL 반도체전공정' 29.88%가 뒤를 이었다.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도 각각 25.85%, 25.69% 상승했지만 장비주 중심 ETF에는 미치지 못했다.
개별 종목에서도 장비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HPSP는 최근 한 달간 48.88%, 주성엔지니어링은 45.88%, 피에스케이홀딩스는 44.19%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률은 각각 16.92%, 19.93%였다.
장비주 강세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있다. 신규 공장을 짓고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각종 반도체 제조 장비를 먼저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장비업체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를 메모리 설비투자 사이클의 초입으로 진단했다. 원익IPS·테스·주성엔지니어링·유진테크 등 증착 장비 4사의 6월 말 합산 수주잔고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4%,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박현우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내년 신규 공장에 투입될 장비 발주가 올해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공정 업체로 투자 온기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대만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 공급 부족을 이유로 후공정 업체에도 투자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투자가 장비업체들의 장기적인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를 활용하는 기업과 서비스의 생산성 및 이익 개선이 추가적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AI 도입 기업의 생산성과 이익 개선이 인프라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