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으면 韓 주식 사라”…자산관리 전문가들이 美·해외시장 통 틀어 韓 꼽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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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 저평가·AI 성장성 등 주목
명품주·물 관련 기업 투자처 거론

한국 증시와 명품주, 물 관련 기업이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꼽은 유망 투자처로 거론됐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과 신흥국 소비 확대, 기후변화에 따른 물 인프라 투자 부족 등이 주요 투자 배경으로 제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1만달러(약 1337만원)를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할지를 물은 결과, 미국과 해외 시장에서 저평가와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투자처로 한국 주식과 명품, 물 관련 기업 등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눈길을 끈 투자처 중 하나는 한국 증시다. 한국 주식은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하지만 AI 산업 성장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저점에서 6월 고점까지 약 90% 급등한 뒤 불과 몇 주 만에 35%가량 급락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주가 조정과 기업 실적 개선이 맞물려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현재 내년 예상이익의 약 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기술기업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됐다. AI 시대의 '골드러시'에서 곡괭이와 삽을 공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지난봄 AI 투자 열풍과 함께 급증했던 레버리지 투자가 6월 말 이후 축소되면서 증시가 급락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차입 투자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자본지출을 이어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당분간 견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한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명품주는 역발상 투자 대상으로 꼽혔다. 최근 수년간 명품업계의 성장률 둔화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낮아졌지만, 명품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소비의 중심이 지역과 품목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호텔·고급 외식 등을 포함한 세계 명품 시장은 연간 약 1조6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에서는 자산가 증가에 힘입어 명품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핸드백과 시계 같은 전통적인 명품에서 고급 여행과 호텔, 웰니스, 외식 등 '경험' 중심의 소비로 영역이 넓어지는 점도 투자 기회로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브랜드와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춘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세계 명품 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초고액자산가는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소비 여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물 관련 기업 역시 장기 투자 대상으로 제시됐다. 기후변화와 가뭄이 심화하는 반면 물 인프라 투자는 수십 년간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은 1960년 이후 약 3분의 2 감소했으며, 2030년에는 세계 물 수요가 공급을 40%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까지 필요한 물 관련 투자 규모는 13조달러에 달하지만 약 7조5000억달러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 대상에는 홍수·가뭄 대응 인프라를 비롯해 수처리와 물 재활용, 누수 방지, 담수화, 수질 감지 센서 및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이 포함됐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인베스코 S&P 글로벌 워터 인덱스 ETF와 퍼스트트러스트 워터 ETF,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 ETF 등이 제시됐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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