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 고도화로 패키징 기판 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주문형 반도체(ASIC) 크기가 커지고 기판 회로층이 늘어나면서 생산 부하가 2.5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근창 세미콘리서치랩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반도체 패키징 발전 정책 포럼'에서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수요 증가로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2026년에 1조10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판 크기 상승과 고다층 수요로 인해 생산 부하는 2.5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9년 이후 정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이른바 AI 캐즘 우려가 상존하지만 새로운 수요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뿐만 아니라 오픈AI, 앤트로픽, xAI 등 신규 AI 사업자들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주요 CSP의 잉여현금흐름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는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자의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노 대표는 xAI가 콜로서스 프로젝트를 통해 GPU 100만개를 조기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200억달러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앤트로픽도 플루이드스택과 함께 미국 뉴욕·텍사스주에 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오픈AI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텍사스 밀람 카운티에 1.2GW급 스타게이트 부지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패키징 기판의 대형화와 고다층화로 이어진다. 노 대표는 “AI 반도체용 기판 수요는 기판의 크기 증가와 고다층 수요로 인해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비덴의 로드맵에 따르면 기판 크기는 2025년 80×80㎜에서 2030년 이후 130×13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제품 역시 호퍼의 기판 회로층이 12~14층 수준에서 블랙웰 14~18층, 루빈 20층 이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판에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반가산 공정(SAP)의 생산 부하도 2024년 1.0을 기준으로 2028년 2.5배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 생산 작업량 수요 지수도 2024년 100에서 2028년 220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단순히 기판 수요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판 한 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공정 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노 대표는 첨단 패키징이 반도체 미세공정과 함께 AI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의 대형화와 고다층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판 생산능력과 공정 기술 확보가 향후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