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합물반도체는 실리콘(Si) 반도체와 달리 2가지 이상의 원소가 결합해 만들어진 반도체다. 실리콘반도체가 구현하기 어려운 고속·고출력·광전자 소자에 적합하다. 반도체 소형화의 한계로 실리콘 반도체의 성능은 정체되고 있어 화합물반도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우주항공, 국방산업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화합물반도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4년 전부터 국립목포대 화합물반도체센터를 설립해 지원하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설계·측정·제조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성장 산업 창출을 위해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기업 유치, 인력 양성 등 토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국립목포대 화합물반도체센터 현황과 주요 사업 성과,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 화합물반도체센터(CSRC·센터장 최경호)는 2023년 5월 출범했다. 전남도와 무안군이 출자한 순수 지방비로 운영해온 국내 최초 화합물반도체 관련 연구기관이라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센터는 국내 최초로 질화갈륨(GaN)와 갈륨비소(GaAs) 기반 다중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PW 서비스는 여러 연구 기관과 기업이 공동으로 웨이퍼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연구 비용 절감과 신속한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인 화합물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기업인 대만 윈세미(Winsemi), 국내 웨이비스(Wavice)와 협약을 맺고 더 많은 연구자가 비용 부담 없이 화합물반도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반도체 설계·측정·제조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구축했다. 화합물 반도체 설계를 위한 툴 및 기술 지원, 제작된 칩의 측정, 패키징 등을 지원하고, 칩 제작은 윈세미와 웨이비스 파운드리에서 지원하고 있다. 미연구소, 닥터그린에너지 등 화합물반도체 기업이 입주해 화합물반도체 설계, 소자 개발 등 관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기반의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과 벤처 창업 촉진이 목표다.

최근에는 엑스-밴드(X-Band) 및 브이-밴드(V-Band)용 전력 증폭기 개발로 우주항공·국방·6세대(6G) 이동 통신 기술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기술 자립화에 매진하고 있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고주파·고출력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작·패키징 등 전 과정을 국내기술로 확보했다. 입주 기업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해 센터가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산업 현장과 직접 연결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해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반도체 연구 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CSRC는 2024~2025년 윈세미와 웨이비스를 통해 GaN·GaAs 4건의 MPW, 지난해 웨이비스와 GaN 3건의 MPW를 실시해 74개 칩 제조 외주(Fab-out)를 지원했다. 파운드리별 제조 규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DRC, 회로도와 레이아웃 일치 여부를 검사하는 LVS 검증, 레티클 설계 기술을 확보해 지원하고 직류(DC) 측정, 고급설계시스템(ADS), 인쇄회로기판(PCB) 설계, S-파라미터 측정 등 교육 프로그램도 완비해 운영 중이다. 향후 MPW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우주항공, 국방, 전력반도체 등 화합물 반도체 산업 육성 및 기술 자립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센터는 무엇보다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앰코테크놀로지와 협력해 매년 20~30명의 학생을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양성하고 있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실습 중심 교육과 산·학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제공해 졸업 후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다. 실제로 연구센터 출신 인재들이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취업하며, 지역 대학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경호 화합물반도체연구센터장은 “국내 화합물반도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화합물반도체를 선정하며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합물반도체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등 반도체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호남권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