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김준범 서울과기대 교수 “투수블록 막힘, 물순환 정책까지 막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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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일부 현장의 관리 부실이나 시공 불량을 이유로 투수블록을 실패한 정책으로 낙인찍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드러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입니다.”

김준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투수블록 성능 논란과 관련해 투수블록 자체의 효용성을 부정하기보다 시공·유지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시침수 대책으로 설치된 투수블록 일부가 빗물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정책 실효성 논란이 커졌다. 설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구간 상당수가 투수 성능 기준에 미달하고 일부에서는 물이 전혀 빠지지 않는 사례도 나타났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봤다. 투수블록은 일반 보도블록과 달리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며 제품의 투수등급이 성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투수블록은 블록의 미세한 틈과 하부 기층을 통해 빗물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도시 바닥의 스펀지'다. 집중호우 때 하수관로로 몰리는 빗물을 줄이고 지하수와 토양 수분을 보충하며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도 기여한다.

김 교수는 “투수블록은 일반 보도블록의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4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일정 규모 이상 보도 정비사업에 투수성 포장을 의무화하고 성능 지속성 등급제와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과 수원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관련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관건은 '관리'다. 투수블록은 블록 아래에 모래와 자갈 등으로 기층을 조성해야 하며, 시간이 지나 먼지와 토사, 낙엽 등이 공극을 막으면 투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초기 성능 확인을 넘어 설계·시공·유지관리를 아우르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공 전 제품 성능을 검증하고 시공 후 블록과 하부 기층이 설계 기준에 맞게 설치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기적인 청소와 성능 측정, 이력관리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최근 제기된 관리 부실 문제를 “현장의 유지관리 실태를 정확히 짚어낸 타당하고 뼈아픈 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투수블록 기술 자체에 대한 부정이나 친환경 정책 축소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의 안전과 기후위기 적응을 위해 도입한 친환경 공법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만으로 포기할 수는 없다”며 “드러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심화하면서 도시도 빗물을 빠르게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시적으로 저장해 천천히 흘려보내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백 회장의 설명이다. 투수블록뿐 아니라 빗물정원, 침투시설, 저류조, 도시숲 등을 연계해 도시 전체의 물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번 관리 실태가 친환경 정책 축소나 예산 삭감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공 품질 기준과 현장 관리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고 한 단계 발전한 물순환 도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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