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은의 정책과 혁신] 〈47〉주택공급 대책의 함정, 핵심은 실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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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

주택 공급대책에 정부가 관심을 갖고 새로운 방안을 준비한다는 뉴스가 있다. 주택시장의 불안을 공급으로 풀어보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그동안 공급정책이 왜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는지에 대한 성찰보다는 여전히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우선 부지 확보부터 그렇다. 태릉 골프장, 과천 경마공원 등 과거부터 거론돼 온 공급부지의 재탕이다. 서울 외곽이라는 점에서 3기 신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송파 신도시(현 위례)와 판교 신도시도 강남의 대체 주거지로 설정됐다. 상당한 규모의 주택이 공급됐지만 결과적으로 강남의 수요나 가격을 흡수하지 못했다. 오히려 강남의 희소성과 선호가 더욱 부각되면서 강남 아파트 가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3기 신도시 대책의 실효성이다. 2018~2019년 발표된 이후 6~7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사업을 서두르기 위해 계약직 등 추가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발상만으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왜 신도시 사업을 위해 별도의 인력을 계속 확보해야 하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인력의 숫자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누가 책임지고 할 것인가다. 특히 LH는 과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으로 이미 상당한 인력을 갖추고 있다. 토지보상 업무를 정규직원들이 기피하다보니 외주를 주게 되었고, 이 마저도 잘 안되니 마련한 궁여지책으로 추정된다. 인력을 더 늘리는 것보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세 번째는 토지를 모두 현금으로 수용하는 기존 방식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제공하고 개발 후 일정한 토지를 돌려받는 환지방식이나, 개발사업에 참여해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LH공사 부채로 인한 자원조달 한계, 막대한 초기 보상비 부담을 줄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할 여지를 제공한다. SH·GH공사와 역할분담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직시해야 할 것은 인기지역의 주택 부족은 외곽에 새 아파트를 짓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집값이 오르면 매물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이지만, 서울의 인기지역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매물이 잠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금 팔면 다시 이곳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양도세와 취득세, 거래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이러한 매물 잠김은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공급정책은 세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첫째, 사람들이 선호하는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둘째, 3기 신도시의 사업방식 개선을 통한 신속한 공급. 셋째, 기존 주택의 매물 잠김을 완화해 원활한 갈아타기를 가능하게 하는 거래 활성화 방안이다.

주택정책은 이제 '몇 만 호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발표 우선방식의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디에 공급해야 하는가, 누가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는가, 그리고 기존 주택을 어떻게 시장에 나오게 할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시장보다 한발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숫자를 발표하는 공급대책이 아니라 시장이 실제로 원하는 주택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공급대책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 총리, 여러 부처의 장관이 심혈을 기울여 발표하지만, 발표후에는 주무관 한 명에게 업무가 떠넘겨지는 특유의 행정문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 직원마저 다른 부서로 이동하고, 담당자는 수시로 바뀌며, 사업이 지연되면 그제서야 계획 탓, 집행 탓으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장이 함께 시장에 신뢰에 시그널을 보내는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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