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출신 변리사로 기술·법률 현장 경험…'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통해 발명과 문명 관계 조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지식재산권(IP) 역할도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기업 시장 전략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IP 업무 전반에 적용되면서 특허·상표의 출원과 관리뿐만 아니라 조사·분석, 기술사업화, IP 가치평가 등 산업 전반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신무연 기율특허법인 대표변리사는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특허·상표·디자인 출원부터 IP 분쟁과 해외 포트폴리오 구축까지 기업의 기술과 브랜드를 권리로 전환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특허는 전략이다' '상표전쟁' 등을 집필한 데 이어 오는 9월 '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다산북스)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 대표변리사는 기술과 제도, 자본의 결합이 산업과 시장, 나아가 세계사 흐름을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조명하며 IP의 의미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다음은 신무연 대표변리사와 일문일답.
-엔지니어에서 변리사로 그리고 저자로 확장해 오신 이력이 다채롭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기율특허법인 대표변리사다. 연세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현장 엔지니어로 일하다, 기술 가치를 권리로 고정하는 IP 매력에 끌려 변리사의 길을 걷게 됐다. 특허·상표·디자인 출원부터 IP 분쟁, 해외 포트폴리오까지 기업 기술과 브랜드를 권리로 전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앞서 '특허는 전략이다' '상표전쟁' 등 저서를 집필했으며, 최근에는 발명이 산업과 시장, 나아가 문명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하며 신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 엔지니어 경험이 변리사 업무와 책 집필로 이어진 계기가 궁금하다.
△현장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법적 권리로 보호받지 못하면 순식간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현실을 봤다. 특허와 제도가 기술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절감했고, 나아가 발명이 기술 보호 수단을 넘어 산업 판도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왔음을 알게 됐다. 업무차 해외를 오가며 나라마다 기술·문화의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묻다 보니 '발명이 세계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화두로 이어졌다. 그 답을 정리한 저서 '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가 오는 9월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50가지 도구가 제도·자본과 결합해 정치와 시장 질서를 재편해온 과정을 담았다.
-기업이 IP를 단순 권리 확보를 넘어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면 무엇에 주목해야 하나.
△권리 확보와 사업 목표를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출원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권리가 실제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놓치곤 한다. 특히 해외 진출 시에는 출원 시점, 대상 국가 선정, 권리 범위 설계가 훗날 분쟁 대응과 비용을 크게 좌우한다. 글로벌 기업과 국제 분쟁을 다뤄보면, 출원 건수 채우기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개방해 시장을 선점할 것인가를 먼저 정의한 기업이 결국 앞서간다.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상표와 특허의 차이 그리고 기율특허법인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상표는 시장과 인식의 영역이다. 선점과 체계적 관리에 따라 브랜드의 운명이 갈린다. 반면에 특허는 기술과 범위의 영역으로, 청구항을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보호의 폭과 무효 리스크가 결정된다. 기율특허법인은 상표의 경우 국내외 출원부터 심판·소송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다루고, 특허는 융복합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에 강점을 두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IP 서비스 산업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도구를 넘어, 품질과 속도를 동시에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명세서 초안, 선행기술 조사, OA 대응 전략처럼 그동안 사람에 크게 의존하던 영역을 시스템화할 수 있다. 다만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더 전략적인 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방향이 맞다. 내부적으로도 자동화와 품질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결국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가야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된다.
-그렇다면 정부와 IP 산업계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I는 IP 서비스 산업 생산성과 정확도를 끌어올릴 핵심 인프라다. 다만 단순히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IP 실무에 특화된 AI 활용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산업 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교육적 기반이 병행돼야 한다.
정부 지원 정책 스펙트럼도 넓어질 필요가 있다. 특허심사 영역뿐만 아니라 조사·분석, 기술사업화, IP 가치평가 등 IP 서비스 전반에 AI 활용을 촉진해야 한다. 특히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IP 서비스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원활히 구축하도록 돕는다면,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과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출간을 앞둔 신간을 통해 기술과 권력, 제도 관계에 대한 논의의 장을 넓히고 싶다. 법인 차원에서는 중견·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실제 무기로 쓸 수 있는, 사업과 맞물린 IP 컨설팅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 권리 방어를 넘어, IP 포트폴리오로 글로벌 시장의 질서를 직접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바란다. 실무자이자 저자로서 기술과 법률, AI를 융합한 미래형 IP 모델을 구축하며 그 여정에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