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車보험 '8주룰' 시행, 편법 바로잡는 기회로

오는 10일부터 자동차보험 '8주룰'이 시행된다. 8주룰은 염좌·타박상 등 경미한 부상을 입은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 이상 치료를 원할 경우 치료 필요성을 확인받도록 한 제도다.

환자가 필요서류를 제출하면 보험사가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검토를 요청하고, 자배원 전문 의료인이 적정성을 판단한다. 필요성이 인정되면 보험으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다.

배경에는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잉진료·의료쇼핑 등이 있다. 경미한 사고에도 더 많은 보험금 수령을 위해 치료 기간을 불필요하게 늘리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와 이를 이용한 일부 의료기관 과잉진료가 보험금 누수와 사회적 비용을 키웠다.

불필요한 보험금 지출은 다수의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 상승 부담으로 이어진다. 보험사는 손해율을 반영해 갱신 보험료를 산출하는데, 손해율이 높아지면 사고 이력이 없는 가입자 보험료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나이롱 환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많아질수록, 병원에 가지 않은 일반 보험가입자 보험료도 상승한다.

8주룰 시행을 두고 일부 소비자보호 단체와 한의업계로부터 환자 치료권과 의사 진료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관건은 시행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장기치료 필요성을 어떤 기준으로 인정하는지, 비슷한 환자에게 일관된 판단이 내려지는지 알 수 없다면 또 다른 분쟁을 낳을 수 있다.

8주룰은 필요한 치료를 막는 제도가 아니다. 장기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보호하되 객관적인 필요성이 없는 치료는 걸러 선량한 가입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서류 발급비와 심사 기간 치료비도 보험사가 부담한다. 심사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재심의도 가능하다.

새 제도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 자배원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투명한 심사 기준과 절차를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과잉진료를 정상화하면서도 환자 정당한 치료권을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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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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