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하는 병력 손실을 메우기 위해 거리에서 남성을 연행하고 취약계층을 압박하는 등 강압적인 방식으로 신병을 모집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서방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매달 3만 명 이상의 병력을 잃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새로운 대규모 동원령을 피하면서 각 지방에 신규 입대 목표를 할당하고 계약병 모집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올해 40만9000명의 신규 입대를 목표로 정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할당량을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병에게는 최대 450만루블(약 7700만원)의 현금 보상도 제시됐다.
하지만 자원입대자가 충분하지 않자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 지방 당국이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러시아 탈영병 지원단체 '겟 로스트'의 그리거리 스베르들린 대표는 FT에 러시아군이 병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이 큰 동원령을 피하면서 당국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군 계약서 서명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직장이나 거리에서 남성을 연행해 군 모병소로 데려가거나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펜자에서는 경찰이 직장을 급습하거나 거리에서 남성을 연행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울리야놉스크에서는 한쪽 눈을 잃은 남성이 군 복무 계약을 강요받았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당국이 채무자와 형사 사건 피의자,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 등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의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은 지방 당국이 개인의 채무나 경찰 수사 여부 등을 파악해 입대를 압박할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압적인 모병에도 병력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입대율을 높이거나 추가 동원에 나서지 못할 경우 병력이 다시 부족해져 전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탈영도 늘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피스 플리'에 따르면 최소 2만8000명이 복무 이탈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실제 탈영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에서는 오는 9월 국가두마 선거 이후 추가 동원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러시아인이 해외 출국을 위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에 가까운 한 관계자는 추가 동원으로 대규모 사상자와 탈영이 발생할 경우 푸틴 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까지 추가 대규모 동원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