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로봇수술…고난도 난치암 '정조준'

Photo Image
로봇 수술실 내에서 집도의가 콘솔을 조작해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서울성모병원)

국내 대형병원이 환자 절개창(구멍)을 하나만 내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고난도 암 수술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로봇 수술 누적 건수 경쟁이 상급종합병원 전반으로 평준화하면서 각 병원은 적용 암종 확장·독자 술식 개발·국제학술지 근거 확보로 경쟁 축을 옮기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식도암 로봇수술 중에서도 상용화가 가장 늦었던 단일공(SP) 방식에서 근거를 확보했다.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연구팀은 늑골 사이로 접근하는 흉부접근 단일공 식도암 수술 성적을 일본식도학회 학술지 '이소파거스'에 게재했다. 이 방식의 임상 결과가 학계에 공식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시행한 다공 104건과 단일공 21건을 비교했다. 수술 시간과 절제 림프절 수·입원기간·통증·합병증에서 차이가 없었다. 완전절제율(R0)도 유사했다.

출혈량은 단일공이 더 적었다. 병원은 국내 최초로 폐식도암 분야 로봇수술 교육 거점(에피센터)에도 이름을 올렸다. 원내 식도암 수술 245건 중 79%를 로봇으로 시행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비뇨기암에서 우수 표본을 쌓고 있다. 최근 로봇수술 2만례 가운데 3798건(약 20%)을 단일공으로 시행했다. 2024년 기준 단일공의 73%를 암 치료에 활용했다. 국내 평균 암 적용 비율은 39%다.

병원은 아시아·태평양 최초로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했으며 87%가 암 환자였다. 특히 원내 홍성후 교수팀은 올해 하대정맥 침범 혈전을 동반한 8㎝ 신장암을 단일공 후복막 접근으로 수술했다. 국내 최초·세계 두 번째 사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중 처음 2만례를 넘겼다.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바바 로봇 갑상선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했다.

Photo Image

로봇 수술·술기 고도화와 함께 관련 시장도 확장세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로봇 보조 수술은 2015년 연간 약 1만건에서 지난해 약 8만건으로 8배 성장했다. 도입 초기 비뇨의학과 중심에서 일반외과·산부인과·두경부외과·흉부외과로 확대됐다.

병원별 전략은 다르지만 단일공을 고난도 암종으로 확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단일공 전면 대체는 불가한 상황이다. 술기에 따라 각각 장점과 한계가 있어 종양 위치와 병기, 환자 상태에 따라 단일공과 다른 방식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 수술 확장에 따른 관련 근거 축적은 급여 논의와도 맞물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기존 수술 대비 임상적 유용성이 유사하거나 높은 로봇수술 적응증 54건을 대상으로 재평가에 착수한 상태다. 적응증 단위로 안전성과 효과를 따지는 방식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 일본은 전립선절제술·부분신장절제술에만 별도 수가를 인정한다. 대만은 전립선절제술만 복강경과 동일한 수가를 부여하고 재료비는 환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국내 로봇수술 비용은 비급여다. 1000만원에서 25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로봇수술이 급여권에 진입하면 수가 고정과 재료비 포괄 산정으로 인해 병원들의 마진은 줄어드는 반면 처방량은 늘어날 전망”이라며 “결국 병원들은 수술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횟수 제한 소모품(로봇 팔 등)에 대해 의료용 로봇 공급사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에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온 글로벌 기업은 한국에서 단가 인하를 결정하면 자칫 글로벌 판가 하락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틈새가 후발주자격인 국내외 수술용 로봇 제조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