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암세포에 '세균 옷' 입혔더니…면역세포 공격 유도

대장암 모델서 종양 억제·완전관해 관찰
JIF 81.2 국제학술지에 연구 성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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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가 암세포를 세균처럼 인식하게 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는 항암 면역 전략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인하대 김선민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유동준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대학원생, 송서윤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대학원생, 강하늘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대학원생, 전태준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인하대 제공.

인하대학교는 암세포를 세균처럼 인식하게 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는 항암 면역 전략을 제시했다.

인하대는 전태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선민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암세포 표면에 세균 유래 분자 패턴을 결합하는 'BAMPIRE'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BAMPIRE는 'Bacteria-Associated Molecular Pattern-Induced Recognition Enhancement'의 약자로, 세균 관련 분자 패턴을 활용해 면역세포의 암 인식 능력을 높이는 전략을 뜻한다.

인간 몸의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에게 빠르게 반응한다. 반면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지녀 면역세포의 공격 대상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암 주변 환경에서는 병원체를 제거하는 대식세포 기능도 억제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 표면에 세균 유래 분자들을 '스티칭(stitching)'하듯 결합했다. 이렇게 재구성된 암세포는 면역세포에 외부 침입자로 인식됐고, 염증성 면역 반응과 대식세포의 식균 작용을 끌어냈다.

동물실험에서도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대장암 동물 모델에 BAMPIRE를 단독 투여하자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기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과 함께 사용한 경우 치료 효과는 더 커졌고, 일부 개체에서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도 관찰됐다. 생존기간도 기존 항암제 단독 투여군보다 길었다.

연구팀은 BAMPIRE가 특정 암 항원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면역치료 기술이 특정 표적에 제한되는 것과 달리, 이번 전략은 대장암과 삼중음성유방암 등 여러 고형암 모델에서 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는 인하대 차종호 의과대학 교수·허윤석 생명공학과 교수, 시드니대 리펑 캉 교수, 조지아공과대·에모리 의과대 스타니슬라프 Y. 에멜리아노프 교수 등도 공동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전태준 교수는 “BAMPIRE 전략은 암세포를 면역계의 표적으로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개념”이라며 “면역세포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항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면역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 반응과 항암 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는 스프링거 네이처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최근 게재됐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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