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시민에게 '꿈의 교통수단'으로 소개된 지 오래다. 친환경적으로 도심을 연결하고 교통체계를 혁신할 미래형 교통수단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계획 수정과 착공 지연으로 기대는 점차 피로감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대전 트램의 지연 원인을 단순히 행정력 부족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대전 트램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무가선 수소·배터리 기반 사업이다. 선례가 드문 신기술을 실제 도시에 적용하고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까지 검증해야 한다.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 과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일수록 '시간'과 '검증'이라는 비용을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다.
우리는 혁신을 요구하면서도 완벽한 안전을 동시에 주문한다. 일정이 늦어지면 비판하고, 속도를 내면 안전을 걱정한다. 기술개발은 본질적으로 시행착오를 전제로 하지만 공공사업에서는 그 조차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렇다고 반복되는 지연을 당연시할 수는 없다. 대규모 공공사업일수록 현재 진행 상황과 무엇이 문제인지, 언제 해결될 것인지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건 무조건 빠른 개통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추진 과정이다.
세계 여러 도시가 미래 교통체계를 준비 중이며, 우리 역시 신기술을 외면할 수 없다. 다만 신교통수단은 기존 도로를 포장하듯 쉽게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아니다. 기술과 제도, 안전기준, 운영 경험이 함께 쌓여야 비로소 완성된다.
대전 트램은 한 도시의 교통사업을 넘어 국내 신교통수단 기술의 시험무대이자 미래 도시교통의 이정표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며, 시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혁신은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충분한 검증과 책임 있는 설명이 동반될 때 신뢰 위에서 달릴 수 있다. 대전 트램이 시민의 기다림 끝에 '잘 만든 사업'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약속만 남은 사업'으로 기록될지는 지금부터의 과정에 달렸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