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갑상선안병증을 단순 외형 변화가 아닌 실명도 유발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조기 표적치료로 비가역적 손상을 막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염증성 활동기 이후 영구적으로 남는 안구돌출·시각 기능 장애를 최소화하려면 발병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기자협회는 7일 서울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에서 미디어 세션을 열고 갑상선안병증 질환 심각성과 최신 표적치료 현황을 공개했다.
갑상선안병증은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되면 안와조직의 비가역적인 구조적 변형으로 안구돌출 등 외형 변화와 복시·시각 기능 손상 등 기능적 장애를 초래하는 질병이다.
강연에 나선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대한성형안과학회 홍보이사)는 “갑상선안병증은 한 번 앓으면 십수 년이 지나도 안구돌출과 복시가 그대로 남는 비가역적 질환”이라며 “환자의 삶을 장기간 잠식하며 커진 근육이 시신경을 압박할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갑상선안병증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안와 섬유아세포 내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 수용체 활성화가 지목됐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한 자가항체가 안구 뒤 조직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눈동자를 움직이는 외안근과 지방조직을 비대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병의 진행을 멈추지 못하는 현행 대증요법의 한계를 짚었다. 그는 “스테로이드나 방사선 치료는 초기 염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구조적 변형은 되돌리지 못한다”며 “눈 주위 뼈를 삭제하는 안와 감압술 등 수술도 합병증 위험이 크고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 방안으로 발병 경로에 직접 개입하는 표적치료제를 제시했다.
IGF-1 수용체를 차단해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암젠코리아의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가 대표적이다. 신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학회에서는 이미 활동기 중증 환자에게 표적치료제를 주요 치료 옵션으로 권고한다”며 “초기 활동기에 투여하면 안구돌출과 근육 비대를 3개월 안팎에 되돌릴 수 있어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치료 접근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거론됐다. 갑상선안병증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 환자가 많다. 장기 병가 사용률이 일반인 대비 7배 높은 반면 재취업률은 절반에 그쳐 상당수가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재 국내 중등도 이상 환자는 약 2000명으로 추산된다. 질환 전용 코드가 정립되지 않은 탓에 정확한 통계 파악과 건강보험 희귀질환 산정특례 지정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다만 환자가 신약을 실제로 쓰기에는 자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테페자는 3주 간격으로 총 8회 투여하는 고가 치료제로,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
암젠코리아 관계자는 “테페자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하반기 출시를 앞뒀다”며 “건강보험 등재는 준비 단계”라고 전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