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활발하다는 방증이다. 2분기에도 매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 AI와 반도체 업계 전반의 '지속 성장'을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20일(미 현지시간) 회계연도 2027년 1분기(2026년 2~4월) 매출 816억1500만달러(약 12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인 788억5000만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85% 증가했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12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87달러로 시장 예상치 1.76달러를 웃돌았다.
호실적은 AI 반도체 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이 견인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 부문으로, AI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시장에서 블랙웰 판매 호조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PC·게임콘솔·자율주행차 등 엣지 컴퓨팅 부문 매출은 6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업계의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실적 추가 확대를 예고했다. 2분기 매출 전망치(가이던스)는 910억달러로, 실제 달성 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전망은 중국 시장 매출을 반영하지 않았다. 즉 보수적인 전망이라는 의미다. 미·중 갈등으로 가로막혔던 AI 반도체 칩 H200의 중국 수출이 본격화한다면 추가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
최근 미국은 엔비디아의 H200 중국 수출을 허가했지만, 중국에서 실제 구매 승인은 미루고 있다.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서다. 중국 정부의 행보가 향후 엔비디아 실적의 변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에 함께하며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국 (중국) 시장은 개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투자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인프라 확장인 AI 팩토리 구축이 놀라운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에이전트 AI가 이미 현실화돼 생산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며 기업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AWS)·메타 등 미국 빅테크들은 각자 수백조원 단위의 AI 데이터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2030년까지 3조달러(약 4500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칩 시장 점유율 80~9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가 지속 성장한다는 것은 메모리 등 관련 반도체 산업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AI 메모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조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