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과 유럽연합(EU)이 전략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정책 공조에 나섰다. 특히 핵심광물과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투자와 협력을 확대한다.
산업통상부는 21일 서울에서 EU 집행위원회 성장총국(DG GROW)과 '제2차 한-EU 공급망산업정책대화'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회의는 문신학 산업부 차관과 커스틴 요르나 EU 성장총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2차 대화는 자국 중심주의를 대비하기 위한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교환이었다. 우리 측은 소재·부품·장비 등 중요 품목의 수급 위기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조기경보시스템' 운용 노하우와 최근 제정된 범부처 공급망 법안의 체계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어 EU 측의 독자적인 공급망 모니터링 체계 구축 현황을 청취하며 실질적인 정보 공유 방안을 타진했다.
특히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EU의 최신 산업 입법에 대한 선제적 조율도 이뤄졌다. 우리 측은 EU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산업가속화법' 등 역내 중심의 주요 산업정책이 자칫 한국 기업의 진출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한-EU 간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관련 법안 실행 과정에서 우리 수출·투자 기업들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EU 집행위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전략산업 분야에서는 공급망의 핵심인 광물과 배터리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력 플랜이 논의됐다. 양측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보 공유와 리스크 분석을 공동 진행하고, 제3국 프로젝트 투자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배터리 분야의 경우 한국 기업들이 EU 역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유럽의 배터리 생산 기반 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 중인 EU 현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대형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 역할과 참여를 확대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정부 간 정책 조율을 넘어 민간 기업 간 투자 협력과 비즈니스 매칭 지원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유럽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 결합을 실현하기 위해 EU 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EU Business Hub(비즈니스 허브)' 등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그린, 디지털, 헬스케어 등 전략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굴하고, 실질적인 대규모 투자와 B2B 성과로 연결키로 했다.
문 차관은 “한국과 EU는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이자, 첨단산업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잠재력이 매우 큰 파트너”라며 “이번 대화가 한-EU 간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핵심 채널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