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에너지 중심 초광역 경제권' 구축 실험이자, 기후위기와 산업 대전환이라는 이중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지금 세계는 에너지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재생에너지 확보 능력은 곧 산업 경쟁력이며, 전력 공급 안정성은 국가 안보의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광주·전남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과 인공지능(AI) 산업 기반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선언이 아니라 속도감 있는 실행, 정교한 제도 설계, 그리고 책임 있는 추진체계다.
AI 기반 대전환(AX) 에너지 벨트로 에너지 운영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광주의 AI 인프라와 전남의 태양광·해상풍력 자원을 결합해 '에너지 데이터-운영-거래'가 통합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3단계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까지 공공·민간 데이터를 통합한 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AI 발전량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2030년 이후에는 생산과 소비가 자동으로 최적화되는 자율형 전력 시스템을 상용화해야 한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전용 산업단지를 '전력 보장형 산업 플랫폼'으로 설계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RE100을 기본 조건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지역이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단순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전력 공급, 가격, 계약 구조까지 패키지화된 '에너지 기반 산업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해상풍력 배후 지역과 광주 첨단산업단지를 연결한 초광역 특구를 지정하고 기업이 장기 고정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도 전면 허용해야 한다. 여기에 전력 비용 절감, 세제 혜택, 인허가 패스트트랙까지 결합한다면, 2030년까지 글로벌 기업 50개 이상 유치와 5만 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지역 우선 소비 의무제 도입, 산업단지 단위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 광주·전남에 한정된 차등 전기요금제 시범 도입 또한 필요하다. 더 나아가 '에너지 자치권 특별법'으로 전력 생산·소비·요금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역 권한을 확보하고 해상풍력-수소 생산-저장-운송으로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항만을 중심으로 동북아 수소 물류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
동시에 폐배터리, 태양광 패널 재활용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자원이 순환되는 에너지 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2035년까지 그린수소 100만 톤 생산, 에너지 재활용률 80% 달성은 결코 과장이 아닌, 충분히 도전 가능한 목표다.
발전사업에 주민 참여 지분을 의무화하고, 농·어민에게 발전 수익이 배당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지역 주민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 펀드를 활성화하면 갈등은 줄고, 지역 소득은 늘어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광주특별시는 단순한 지역 통합 모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기술 강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험대다. 향후 3~5년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위치를 결정짓는 시기다. 이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최용국 1.5도씨 포럼 회장 ykchoi@jn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