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61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 성적표를 받아 든 정부는 이를 글로벌 기업의 지방 투자로 확산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부지를 제공하고 공장이 돌아가는 산업 인프라를 제공하는 외형적 조건은 완벽할지 몰라도, 정작 일할 '사람'은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십 년을 내다보고 수천억원을 베팅하는 기업 입장에선 단기적인 세제 혜택만으로 투자 리스크를 감내할 수 없다. 산업통상부가 최근 지자체, 글로벌 기업들과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도, 특성화고 졸업생에 대한 병역혜택과 같은 파격적인 조치로 우수 인재를 지역에 묶어둘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근로자들도 요구 사항은 다르지 않았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방 산업단지 청년 근로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련한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에서도 인재를 끌어들이고 묶어둘 유인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어둡고 삭막해 버스조차 오지 않는 정류장, 퇴근 후 갈 곳 없는 거리,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맡길 곳조차 없는 열악한 삶의 공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1등 아이디어 역시 첨단 복합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아닌, 이웃과의 소통과 정보가 흐르는 '온통 이음 정류장'이었다는 사실은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업부 역시 '가짜일 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일할 맛 나는 환경을 만들어야 진짜 성과가 나온다”며 내부 혁신에 나섰다. 정책 입안자들 스스로도 일할 맛 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셈이다.
월급만 많이 주면 기계처럼 일하던 시대는 끝났다. 지방에 수십조원 돈을 풀고 주요 기업만 유치하면 알아서 사람이 모일 것이라는 낡은 공식도 이미 수명을 다했다. 청년의 삶이 머물지 못하는 생산기지는 거대한 고철 덩어리일 뿐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