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붐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가 결과를 만들어내는 '생성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컴퓨터 내부의 처리 지연, 이른바 '병목 현상'이 CPU와 메모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이 핵심 변수로 지목됐습니다. 에이전트형 AI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CPU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CPU는 다양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제어 역할'을 맡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AI 성능은 단순한 연산 능력보다,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율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모리 수요 증가도 주요 변화로 꼽혔습니다. AI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더 큰 저장 공간과 빠른 데이터 처리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AI 관련 투자는 GPU 중심에서 벗어나 칩 설계, 메모리, 제조 분야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규모 역시 크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2030년까지 1천억 달러(약 147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CPU 시장은 에이전트형 AI 확산에 힘입어 최대 600억 달러(약 88조 원) 추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GPU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AI 연산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GPU 수요 역시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공급이 제한된 분야의 기업들은 향후 가격을 주도하는 힘, 즉 '가격 결정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번 변화의 수혜 기업들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CPU·AI 가속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AMD, 인텔, Arm이 언급됐습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는 TSMC와 ASML이 포함됐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