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각광 받는 SiC 시장에 뛰어들어 주도권을 확보하고, 기존 8인치 파운드리 라인 활용도도 높이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28년 SiC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협력사와 SiC 생산 라인 조성 논의를 재개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기술 확보 및 사업화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협력사와는 SiC 생산을 위한 추가 장비 도입 규모까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중단됐던 SiC 파운드리 사업 추진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신규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초기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SiC는 실리콘과 탄소 화합물로, 여기에 기반을 둔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과 견줘 고온·고전압에 강하다. SiC가 질화갈륨(GaN) 화합물과 함께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 주목받는 이유다.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보다 고성능에 안정성도 높아 주목받는다.
이에 다수 전력반도체 기업이 SiC 및 GaN 투자를 진행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충전·태양광 등 기존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력 효율화를 위해 데이터센터 시장까지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GaN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SiC 사업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8인치 파운드리(Si) 수요가 점점 줄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8인치 파운드리는 성숙공정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데, 12인치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

반면 SiC는 8인치가 최신이다. 업계에서도 6인치에서 8인치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낮은 8인치 라인 활용도를 SiC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기존 장비 일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지난 2023년 삼성전자가 SiC를 미래 사업으로 추진했던 이유다.
그러나 반도체 시황 악화와 더불어 삼성전자 메모리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면서 사업 진행 속도가 더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이어갔지만 사업화는 사실상 '홀딩'에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는 SiC를 본격적으로 재추진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사업 회복과 맞물려 파운드리에서도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이다.
소부장 업계는 삼성전자가 현재 논의 단계를 기반으로 올해 안에 공급망 구축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시제품 생산을 위한 파일롯 라인을 구축하고 2028년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로드맵 역시 삼성전자가 협력사와 공감대를 형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SiC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온세미·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인피니언 등이, 국내에서는 DB하이텍·SK키파운드리가 SiC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